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by 책닮녀


나이 마흔 줄이 다 되어서도 질문은 늘 도돌이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



그림책 테라피, 그림책으로 치유하는 글쓰기, 그림책 놀이 등 그림책을 활용한 강의를 하며 내가 하는 메시지는 하나로 연결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내가 마음을 여는 곳은 어디인지를 자세히 들여다 보라는 말.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에게는 소홀했다. 다시 나에게도 질문을 던져본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말하는 걸 좋아했다. 무언가 전달하고 싶어 했다. 책에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도 좋아했고, 내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것도 좋아했다. 나의 전달을 들은 누군가가 '아~'하고 탄식을 내뱉는 소리가 좋았고, 소리가 없어도 순간 변하는 눈빛이 좋았다. 그래서 아나운서를 꿈꾸었다. 혹자는 아나운서는 앵무새라고 명명하기도 했지만, 선배들은 역사의 현장에 있는 기자가 되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 모든 것들을 풀어서 스토리를 만들어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나운서라는 꿈을 접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스토리텔링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림책에 빠졌다. 그림책은 내가 스토리텔링을 하고 싶어 한다는 걸 다시금 깨우쳐 주었다. 그림책을 보고 나면 누군가에게 이 그림책을 소개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보여주고,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아 나처럼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들을 찾았다. 이런 그림책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방식으로 알리고 싶었다.



그림책은 내가 무엇이든 스토리텔링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더 멋지고 근사하게 만들어 준다. 가끔은 더 찌질한 게 무엇인지 보여주기도 한다. 말로써는 도저히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인 것들을, 무어라 말을 꺼내야 할지 쭈뼛쭈뼛, 머뭇머뭇 거리게 되는 것들을 그림책 한 권을 가져와 보여주면 어느 누구도 반감을 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을 열고 들여다봐 준다. 그림책뿐만 아니라, 나의 이야기를 그리고 듣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그 모든 것들을 자세히 보도록 만든다. 그래서 예쁘다는 걸 알게 끔 한다.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말문의 물꼬를 틔워주고 마음의 창문을 슬쩍 열어놓고 들어오게끔 해주는 일을 나는 한다. 슬프고 아픈 이야기들도 싱긋 미소 지으며 편한 마음으로 만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나는 그렇게 쉽게 이야기 한 것들을 쉬운 것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 좀 더 진중하게 다가가 진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귀를 열고, 눈을 내어주며, 마음을 담아 이야기하며, 쉽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시간들을 채워 준다. 진심 있는 메시지를 주는 스토리 텔러니까.



하지만 진중하기만 하면 지루하기 그지없지 않은가? 연애할 때도 매사에 진지하고 과묵한 남자에게 매력을 느껴 한 시간 만났다가 고구마를 목구멍에 꽉꽉 채워놓은 답답함을 느낀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진중하지만 그 와중에 작은 유머러스함을 가진 사람을 꿈꾼다. 편안하고 소소한 웃음을 담을 줄 아는 그런 사람 말이다. 누구나 공감하는 깨알 웃음으로 무언가를 전달하는 사람.




질문에 답을 해본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려운 것을 쉽게

쉬운 것을 진중하게,

진중한 것을 재미있게,

풀어내는 그림책 스토리 텔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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