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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닮녀 Oct 17. 2022

이런 사랑을 하고 싶어요.

환승 연애 2에서 마주친 나의 이상형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저 드디어 이상형을 만났어요. 환승 연애 2 보시나요? 결혼을 하기 전에는 매칭 프로그램이 그렇게도 재미가 없더라고요. 현실에서 연애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남의 연애 따위야 거들떠볼 시간조차 없었죠. 근데 이제 아이 낳고 아줌마가 되고 나니 남의 연애가 왜 이리도 궁금하고 재미난지요, 이렇게라도 내 심장이 여전히 잘 뛰고 있구나 하며 심장의 기능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출처: 나무위키 환승연애2]




여하튼, 환승 연애 2를 어쩌다 보기 시작했는데요, 그 많은 출연자들 중에서 저는 울보 해은에게 계속 계속 마음이 가더라고요. 세상에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 해은이처럼 밝고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라면 더 좋은 사람도 만날 수 있는데(물론 규민이 나쁜 사람이라는 뜻이 아닙니다요) 첫사랑의 굴레에서 쉬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규민이라는 수레바퀴에 머리카락이 얽히고설켜 마음 아파하는 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그러던 중 혜성처럼 등장한 현규라는 인물, 해은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현규가 그냥 좋더라고요. 단지 해은이가 규민이의 품을 조금 벗어나 세상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요. 규민이가 계속 자신에게 큰 사람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더 큰 사람이 온다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무작정 현규를 응원했습니다. 그런데요, 지난주 방송을 보다가 아.... 홀딱 반해버렸지 뭐예요. 저는 이제 해은의 편이 아니라 현규의 편이 되어 버렸습니다. 마흔을 앞에 두고 남편은 물론 자식이 둘이나 있는 지금, 이상형을 만난 기분이랍니다.




저는 지난주 18화에서 현규의 인터뷰 중 나온 속마음이 참 좋았어요. 해은이 규민을 향한 마음을 드러냈을 때, 그 순간만큼은 슬펐다고 하지만 이해할 순 있었다고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는 그 말이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그리고 성숙하게 상대방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어요. 해은이 자신의 옛 연인에게 호감을 계속해서 드러내는 모습을 보고 왜 자신의 마음과 다를까 하면서 섭섭해 할 수도 있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죠. 왜 내가 한 만큼 상대방에게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서운하고 미워하고 어긋나죠. 하지만 현규는 달랐어요.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주고, 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존중해주더라고요. 그리고 또 자신의 감정 역시 존중해주고요.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해하고 표현하는 모습에 안 반하려야 안 반할 수가 없었다니까요.(공감 못하겠는걸? 하신다면 환승 연애 2를 15회부터라도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 다들 있으시죠? 그때의 나는 어땠나요? 저는 성숙한 척하려고 애썼지만 질투의 화신이었고 제 감정에만 집중하고 있었어요.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왜 이렇게 말할까? 내가 저렇게 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왜 요렇게 할까? 상대방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기보다는 내 감정을 우선시했죠. 그러다가는 사랑의 노예가 되어 어느 날에는 내 감정마저도 깡그리 무시하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 사람의 감정만 떠 받든 적도 있었죠. 



그런데요, 연애를 하는 순간만, 풋풋한 청춘의 시절에만 우리가 사랑을 하는 건 아니에요. 인생은 사랑의 연속이죠. 생을 살아가는 우리는 매 순간 사랑을 하고 있어요. 그 상대방이 이성이 될 수도 있고, 자식이 될 수도 있고, 내가 하는 일이나 물건이 될 수도 있죠. 인생을 살면서 내가 이렇게 사랑을 퍼주는데, 내가 이렇게 사랑하는데, 도대체 상대방은 왜 그럴까? 하며 내 감정만 내세우지 말아요. 현규처럼 그 사람의 감정을, 상황을, 마음을 존중해줘요. 그리고 그 내 감정도 소중하다는 걸 꼭 느끼며 스스로를 토닥토닥해주면 좋겠어요.



현규의 ㅎ도 닮지 않은 남자와 살고 있지만요, 저도 제 남편의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요.(그러고 보니 이름에 ㅎ이 하나도 안 들어가네요, 이해하는 게 좀 많이 어렵긴 한데,,, 그 어려운 걸 제가 해내 봅니다. 애도 낳았는데 뭔들~) 그리고 제 감정도 솔직하게 표현해 보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다음 생에는 부디 현규와 닮은 진짜 이상형을 만나기를 바라면서요. 여러분도 조금 더 솔직하게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내 감정을 드러내세요. 소중한 내 인생을 위해서요.






덧+ ) 해은아~ 언니니까 해주는 말이야~~~ 현규 놓치면 후회한다!!!한 남자만 만나보기에는 인생이 너무 섭섭하지 않겠니??(롱런 커플들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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