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음

관계

by 모호

허무하다

공허하다



내 삶이 텅 빈 것 같다.

요즘 남자친구와 함께 있을 때 종종 말이 엇갈린다.

이런 말을 하는데 저런 말을 한다거나,

대답이 없다거나..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 더 보인다.

나랑 안 맞는 사람처럼 보인다.


덧없다.

말로 전하는 마음은 너무 덧없다.

그냥 그 순간뿐이다.

절실하고 애타고 진심이고 이런 느낌이 없다.

텅 빈 껍질 같은 느낌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에게 질린다면 떠나도 괜찮다..

그다음 사람도 또 똑같을 수 있겠지만..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결국 난 혼자고.. 아무도 나와 100% 맞을 순 없을 테니까

또 이런 외로움을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여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이 덧없는 기분을 떨쳐내려고 하지 말아야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겨야지..



이 모든 이유는 사랑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더 크게, 자주 실망하기 때문이다.

기대가 커지기 때문에 하나하나 다시 예민하게 반응한다.

어렵다..



연애는 너무 어렵다. 오르기 힘든 산, 버거운 짐, 맞지 않는 옷, 넘기 어려운 허들

무슨 말을 해야 딱 맞을까

방 문을 열 때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100개의 선택지가 있는데,

선택이란 우유부단하고 선택 장애가 있는 내게 가장 버거운 일이다.

이걸 해결해야만 다음 방으로 넘어갈 수 있고

똑바로 해결 못하면 지금까지 쌓아둔 모든 게 어그러져서 다시 혼자가 되어야만 하는

끝없는 하얀 네모진 상자들 속에서 헤매는 기분이다.


내 손을 잡고 나와 함께 가는 사람과 이어나가기 위해 끝없이 헤매는 기분이다~

삐끗할까 두렵네..

역시 연애는 나와 잘 안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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