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잠을 거의 못잔다.
십오분 정도 간격으로 시계를 봐도
달라지는 게 없을 땐
아 그냥 오늘은 못자는 날이구나
하면 된다.
다음 날 출근 후 쏟아질 피로가
걱정되긴 하지만
일 년 하고도 몇 달 만에
잠 못들고 정신도 몽롱한 김에
차단 목록에서 예전 남자친구의 프로필을 보았다. 정말 궁금한 걸 참고 참다가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어버린 것이다.
나의 두려움은 딱 한가지
그 아이가 다른 누군가와 함께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그게 누구건 나는 상처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상처받을 것이란 것 자체가
난 아직도 그 사람을 완전히 잊지 못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심장이 쿵쾅댔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보았고 사진 속 그 아인 혼자였다.
데이트하다가 찍힌 건지 찍은건진
전혀 알 수 없다.
난 그 아이와 헤어진 후
보란듯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 지금까지
잘 만나고 있다.
보란듯이가 중요하다.
너 없이도 난 잘지내라는 것을
보란듯이.. 정말 찌질의 극치다.
바보같은 걸 알면서도
찌질하게 아직도 온전히 잊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