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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호 Jun 11. 2017

의미

일요일 늦은 저녁 산책을 하다가

개미떼를 만났다.

난 고백하건대 개미떼를 참 좋아한다.

걔네를 마주치면 일단 설렌다.

왜냐면 개미들에게 바람을 후 불면

갑자기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

재밌기 때문이다.


오늘 내 인생 최대의 개미떼를 만나서

쪼그리고 앉아서 바람을 부는데

문득 예전 남자친구가 생각났다.

전화하다가 갑자기 내가 입으로 바람을 불자

갑자기 바람을 왜 부냐고 물어서

사실대로 말했더니

날 너무나 귀여워하고 사랑스러워했다.

쪼그리고 앉아서 그러고 있을 나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다고 했었다.


이건 아마 개미떼를 마주칠 때마다

떠오를 추억일 것이다.

그러자 그 아이와 함께 산책을 했던 밤이

떠올랐다.

모자를 쓰고 나온 그 아이의 미소가

너무 예뻐서 그 때 난 반해버렸었다.

그 미소도 아마 죽을 때까지 잊기 힘들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곳에서 항상 사랑과 일의 의미를

찾고 있었다.

사랑이 없다고 하면서

그런 의미를 계속 찾는 것은

아마도 그것이 있기 때문이고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아이를 저주하고 미워했지만

사실은 그 아이가 남겨준 예쁜 추억들이

고마운 것이다.

그 아이를 만나지 못했다면 절대 없을

그런 추억들이니까!

사실 그 애는 나에게

사랑하는 법을 알려준 것 같다.

이백퍼센트 나를 감싸주고 받아주는 법을

보여주면서

진짜 사랑을 어떻게 하는건지

알려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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