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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호 Jun 20. 2017

사랑의 답

어젠 너무나 힘들었다.

그 사람에 대한 나의 기대감은

그 사람에 대한 서운함으로 바뀌었고

하루종일 그 사람의 말 한마디 한마디

꼬투리를 잡고 화를 냈다.


바꾸겠다고 미안하다고 하던 그사람이

밤에 다른 걸로 다시 화를 내는 나를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고 전화를 했다.

자기 자신을 보며 누군가를 보려고 하는 것 같다고

그게 이상형이건 누구건

그 사람처럼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가슴이 철렁했다.

난 직전 남자친구의 애정표현과 칭찬에

너무 길들여져 있어서 그게 내가 원하는 연애라

단정짓고 지금 남자친구도

그렇게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

그 사람의 좋은점을 이사람에게

요구하고 강요하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미안하고 슬퍼서 눈물이 났다.

계속 사과를 했고

그 사람은 미안할건 아닌데

노력해서 바꿀것이지만

내가 계속 내가 원하는대로만

대답하고 행동하길 바란다면

그건 결국 자기 자신이 아니라고 했다.

자신은 없어지는 거라고..


너무 맞는 말이었다.

난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걸까

이 사람이 이런 생각이 들 때까지


이 사람은 이 사람만의 방식으로

나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있었는데

예전 사람이 못해준 좋은 점이 정말 많은 사람인데

엉망이 되어버린 기분이었다.

내가 우리 관계를 망치고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말했다.

오빠는 있는 그대로 충분히 멋지고

좋은 사람이라고

그리고 이젠 바꾸려하지 않고

오빠의 모습 그대로 사랑하겠다고..


내가 진짜 좋았던 점은

자신이 느낀 것을 솔직하고 어른스럽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내게 말해주었던 방식이었다.

그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 사람은

내가 잘못된 길을 가면

잘 알려줄 수 있겠다. 정말 괜찮은 사람이구나

진심으로 고마웠고

난 이전 사람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지금의 연애는 처음이다.

이 사람과 처음하는 연애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과

마주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있는 그대로의 이 사람을 바라봐야지.

그랬더니 오늘은 이 사람의 그 어떤 말도

화가 나지 않았다.

사랑이 더 커지는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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