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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길 Feb 29. 2024

1.3 한국 건축은 죽었다

기록이 없다

프랭크로이드라이트의 설계드로잉 상당수는 미국 도서관이나 대학등에 기증되어 있다. 심지어 온라인 미국 국회 도서관 사이트로 가면 그의 도면까지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건축의 시인이며 철학자라 일컬어지는 루이스 칸 역시 그가 강의했던 펜실베이니아 대학 도서관에 도면들이 기증되어 열람이 가능하다. 비단 이런 사례뿐만 아니라 다수의 해외 경우 건축가들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고 기록되어 정리되어 있다.


유명건축가의 작업만 그런 것이 아니다. 상당한 건축가들의 작업이 조직이나 단체에 기증되거나 남아있고, 개인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로 지어진 경우는 도면보다 선명해서 궤적을 따라가는 학습도 가능하다. 물론 그들 역시 모든 건축을 남겨두지 않는다. 실제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시카고 주택작품인 로비 하우스경우는 한때 부동산 매입자에 의해 철거되었다가 나중에 재단이 부지를 되사서 과거의 도면을 기준으로 복원/ 재건축한 경우도 있었다. 이런 과정이 가능한 이유는 도면의 존재유무다.


흔적을 남기는 것은 단순히 과거가 남았다는 것 이상의 가치와 의미가 있다. 그것은 생생한 그 시절의 중거이기 때문이다. 건축의 결말은 수많은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과정을 들여다보면 모순과 합리를 목격하게 되고, 병리와 건강함을 발견한다. 그리고 결과의 도출과정을 알게 된다.


기록의 나라인 한국이지만 건축의 기록은 참혹할 수준이다. 건축의 존속도 문제지만, 도면의 기록도 사라지고 있다. 도면의 존재도 사라지는 중이다. 수많은 개인인 건축사들의 은퇴, 폐업도 한 몫하고, 건축도면이 건물주의 자산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버리는 것도 원인이다. 지하창고로 가서 보존기한 끝나면 소각하는 관공서의 인허가 도면은 말할 것도 없다. 캐드로 디지털화된 도면은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세월 지나면 이 또한 컴퓨터 하드 어디 즈음 처박혀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대학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 모두 수작업 도면의 기록적 가치를 모른다. 그러니 선작업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그래픽적 예술성은 이해불가다. 단지 도면일 뿐…


건축이 한 시절 한낮 소모품인 것을 증명하듯 말이다. 이런 이유로 흐릿하게 나아있는 몇 권의 흘러간 잡지애 등장하는 스틸 컷 건축에 환호한다. 천만다행으로 건축사가 누구인 줄 안다면 좋겠지만, 기껏 알고 있는 건축사라고는 김중업/김수근뿐이다. 모든 건축을 이 두 사람이 다했을 리도 없고……몇몇 뜻 있는 분들이나 건축사사무소에서 수작업 도면을 수집한다는 소문을 들었으나 공개되지 않고 있다. 희망하기를 지금이라도 수집되면 좋겠지만, ㄱ하연 얼마나 남아 있을까?


어느 대학도, 공공도서관도 받지 않는 건축도면… 그것을 아는가? 소더비 같은 국제적 거래상은 건축도면도 화가의 그림처럼 경매한다는 것을?


아마도 손으로 도면 그리던 시절의 도면이겠지만… 아니라면 … 캐드도면까지 거래될 정도라면 무척 부럽겠지.? 부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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