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생각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풍경. 누군가 얼굴을 파묻고 웅크려 앉아 있었다. 다리를 감싸안은 자세가 어머니 뱃속의 태아로 돌아간 듯했다.
힘들고 아파보이는 사람이었지만 연민의 감정보다 오히려 사람답다고,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 그 자리에서 있는 그대로 슬픔을 느끼고 아파할 시간도 필요하다
슬픔은 외면하고 감추어야 할 감정이 아니다
이런 모습도 자연스러운 일상의 일부이다
힘들 때는 힘들다고 얘기하고, 슬플 땐 충분히 슬퍼하고, 무서울 땐 그 충격에 아무것도 못할 수도 있는, 낯선 곳에서의 두려운 감정도 사실 모두 자연스러운 것이다
나의 감정에 대해서도 타인의 감정에 대해서도
감추는 것이 오히려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이 있는 것이고, 그런 감정을 표현하고 느낄 시간이 충분히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