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관.
Q. 직장과 직업을 대하는 생각, 선택하는 기준
개인적으로 직장은 "계약관계로 얽혀 있는 조직이자 사회"이라 생각한다.
계약관계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어느 정도 갑과 을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업무나 일의 책임자는 존재하기에 그 사람의 최종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믿고 신뢰해야 한다. 물론 그 의사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서로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에 대하여 엄청난 토론과 논의 있었다면 말이다. Leadership이 중요한 만큼 Followership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가 신의성실의 원칙을 다하면서 서로를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가족 같은 분위기는 가정에서, 지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사적인 영역에서 추구하면 되는 거라 생각한다.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와 가치관, 방향성을 지향하며 함께 성과를 내는 곳이라 생각한다. 프로 스포츠 팀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치고받고 싸우자는 게 아니라, 유쾌하고 즐겁게 일을 하되 선을 지켜야 한다 생각한다. 구성원끼리 솔직하게 서로에게 할 말은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사람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퍼포먼스를 평가해야 한다 생각한다. 프로페셔널하게 일하고, 사적인 영역은 구분하면서, 즐겁게 때로는 치열하게, 사이좋게 일할 수 있다. 운이 좋게 내 첫 직장에서의 조직이 그랬고, 그 덕에 즐기며 일할 수 있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하나 있다. “술 먹으면서 풀자.” “술 먹고 찐하게 얘기 하자.” 술 먹어야 할 수 있는 이야기면 안 하는 게 맞다. 물론 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지만, 술이 만병통치약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직업에 대한 관점은 조금 더 이상적이다. 내 시간과 자원을 쏟아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일이라 생각한다. 무엇이든 내가 유의미한 가치를 창출/생산해 내는 것이 직업이다. 단순히 돈벌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그리고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가치를 더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무형의 무언가라 생각한다.
결국 이 가치관들이 내가 직업을, 그리고 직장을 고르는 기준이 된다.
내가 생각하는 '직업'을 토대로 훌륭한 사람들과 좋은 문화를 갖춘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지가 선택의 조건이다. 다만 사회초년생일 때와는 다르게 이제는 이 때는 조금 더 현실적인 조건, 사전적 정의대로 '생계유지를 위한' 조건이 어느 정도는 충족이 되어야 할 듯하다. 그래도 여전히 제일 중요한 건 훌륭한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존경하며 따를 수 있는 리더, 서로에게 긍정적 자극이 되고 배울 점을 갖춘 구성원을 만날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2022년 7월 17일 일요일, 피렌체에서의 첫 번 째 밤, The Student Hotel Florence 루프탑에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