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교사의 어느 하루- 내신 성적 바로 알기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지만 궁금하긴 해!
2학기가 시작되자마자 1학년 꼬맹이들이 우르르 상담실에 옵니다. 중학교 1학기 전교 등수를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지만 궁금하긴 합니다. 자신의 위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학업 설계 욕구는 진로의 관점에서 보면 매우 건강하고 바람직한 것이지요. 하지만 어쩌지요? 중학교에서는 과목별 석차나 석차 등급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교육부의 성취평가제 지침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성취 평가제란 누가 더 잘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느 정도 성취하였는지를 평가하는 제도입니다. 성취평가제는 절대 평가라고도 하는데 이는 미리 정해진 절대적 기준에 도달했는지 여부에 따라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성취 수준은 과목에 따라 ‘5단계(A-B-C-D-E)’, ‘3단계(A-B-C)’, ‘이수 여부(P)’등을 적용합니다. 적정한 난이도를 고려하지만 이론상으로는 성취기준만 통과하면 그 수를 제한하지 않기에 5단계 평가 기준, 90점 이상이면 누구라도 A를 받을 수 있습니다.
며칠 전에 1학년 학부모와 전화 상담을 했습니다. 상담 요청 내용은 학업 설계를 위해서 학생의 정확한 석차를 알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학부모는 예전에 자신이 학교를 다닐 때는 석차가 다 공개되었는데 왜 공개되지 않는지 답답해하셨습니다. 초등학교는 그렇다 치더라도 본격적으로 고입과 대입을 준비를 시작하는 중학교에서 석차가 제공되지 않으니 너무 답답했다는 것입니다. 일부 학교에서는 가르쳐준다는 확인되지 않은 말씀도 하시고요.
참 난감했습니다. 학부모님의 걱정과 불안이 공감되기도 했고, 호소하는 문제 또한 일부 타당한 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육 정책과 지침상 석차는 <나이스>에서 산출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임의로 처리해서 제공할 수도 없습니다. 석차가 제공되지 않는 교육적인 이유와 위치를 파악하는 간접적인 방법을 최대한 설명드렸지만 상담 시간도 부족하고 자료를 보여드릴 수도 없는 상담 환경이라 추수 상담 약속을 하고 마무리했습니다.
성취평가제는 언제부터 도입되었을까요? 정확히는 2012학년도 중학교 1학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성적 통지표를 보면 과목별 석차가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상대평가인 것이죠. 2012년부터는 학업성취도 표기 방식도 ‘수-우-미-양-가’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A-B-C-D-E’로 바뀌었습니다. 변별력 약화 우려에 성적표에는 표준편차가 표기되었습니다. 표준편차가 제공되니 약간의 노력을 기울이면 과목별 석차 등수를 구하는 게 가능합니다. 불완전한 성취 평가제입니다.
대략 2010년 이전에 중고등학교를 다닌 세대들은 상대평가를 경험했고, 그 평가 체제에 익숙한 세대들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성취평가제를 실시하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특히 자녀 성적을 볼 때 상대적인 위치 파악이 어렵습니다. 과거에 비해 학부모가 되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내용이 점점 더 많아졌고, 또 복잡해졌다고 고충을 토로합니다.
교육 지향점에 따라 평가 방식도 다릅니다.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합니다. 상대 평가는 변별력 확보가 가장 큰 장점입니다. 성취평가제는 다양한 학습 경험 인정 및 학생 성장 유도, 교육과정의 목표 달성 여부 파악에 유리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도한 경쟁 완화, 학생 특성과 잠재력을 고려한 맞춤형 성장, 미래 역량을 키우는 탐구활동 중심의 교실 수업 개선 등의 취지로 성취 평가제를 확대하고 있지만, 대입에서는 여전히 변별력 확보를 위한 많은 고민과 논란이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이니 결국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가 사회적 합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 때문입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믿음은 진로 교사의 순진한 이상일 지도 모릅니다. 학생들에게 물어봐도 그렇고, 각종 설문조사와 통계 자료를 봐도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2025년 현재, 대한민국 청소년들에게 행복은 여전히 성적순입니다! 마음은 무겁지만 지금은 일단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도움과 답변을 드리는 게 먼저이니 그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도입과 2028 대입 개편안 실시에 따라 고교 학점제, 내신 5등급제, 통합형 수능 등의 큰 변화도 있고, 성적표에서 표준편차가 사라지는 등 내신 성적 제공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입시를 성공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내신 성적 파악이 우선입니다. 오늘은 학부모와 학생 등 내담자가 많이 궁금해하는 석차나 표준편차가 제공되지 않을 때 상대적인 위치를 파악하는 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려고 합니다.
표준 편차 실종의 의미와 영향은?
제가 바라보는 2028 대입 개편안의 가장 큰 특징은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의 교과 내신 성적에서 표준 편차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교육부 지침 변경으로 중학교 성적표에서는 이미 2021학년도부터 표준편차가 제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는 2025학년도 기준으로 2~3학년을 제외하고 1학년부터는 표준편차가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내신 성적 제공 방식 변화는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고, 특히 표준편차의 미제공은 엄청난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2022 개정교육과정의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 그리고 2028 대입 통합형 수능에 가려져서 그 의미가 크게 부각되지 않기도 하고, 표준편차를 잘 모르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제가 아는 선에서 그 이유에 대해서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표준편차의 개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표준편차는 자료의 분산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쉽게 말해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표준 편차가 작을수록 평균에 가깝게 밀집되어 있다는 의미이고, 표준편차가 클수록 평균으로부터 넓게 퍼져 있다는 의미입니다. 수능 성적표의 표준점수도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를 이용하여 만든 점수로 평균으로부터 떨어진 정도를 보여줍니다. 표준점수는 과목별 난이도를 고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표준편차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데, 교육 분야에서는 성적 분포 분석에 활용됩니다. 특정 과목 시험 성적의 표준 편차를 보면 학습자의 학업 수준이 고르게 나타나는지, 아니면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지 파악할 수 있기에 교수 방법 개선이나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이런 교육적인 목적 이외에 변별도를 판단하는 데 매우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가자인 대학의 입장에서는 표준편차를 이용하면 수험생이 속한 학교의 학력 수준을 쉽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학이나 과학 과목의 평균이 높고 표준 편차가 고르게 나타날 경우, 여기에다 이수자 수와 교과 세부 특기 사항까지 고려한다면 학업 성취도가 높은 소위 대도시 학군지 일반고인지, 특목고인지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또한 표준편차를 역이용하면 수험생들의 교과 내신 성적의 석차와 석차 백분율을 구할 수가 있기에 내신 등급보다 더 세밀하게 상대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학생부가 블라인드 처리되기 전에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손쉽게 학생들의 석차 백분율에 따른 서열까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2027학년도 대입까지 대학에 제공되는 교과 성적 지표는 원점수, 평균, 성취도(알파벳 표기), 석차등급(9등급), 수강자수, 표준편차입니다. 대입 수시 모집 전형에 주로 활용되는 석차등급이 상대평가의 문 입구를 의미한다면 표준편차는 상대평가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게 하는 열쇠입니다. 2028 대입부터는 그 열쇠를 대학의 손에 쥐어 주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비해 대입 정시 모집은 백분위와 표준편차를 사용하기에 상대적 위치 파악이 쉬운 완전한 상대평가 방식을 활용합니다.
한편 학습자 측면에서는 결국 대입에서는 상대평가가 적용되니 입시를 위해서 자신의 상대적인 위치를 파악하여 학습설계를 냉정하게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학교급에 상관없이 성적표의 특정 과목에서 원점수, 평균, 응시자수, 표준편차를 이용하여 이를 역산하면 석차와 석차 백분율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정확하고 객관적인 진단은 입시와 같은 치열한 경쟁 체제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효율적인 학습 설계와 정확한 목표 설정을 할 수 있기에 학습 동기 유발에도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꽤 쓸모 있는 표준편차는 왜 성적표에서 사라지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앞서 설명한 성취평가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성취평가제는 학생의 성장과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창의성, 사고력, 문제해결능력, 협업 능력을 키우는데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스탠더드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맞습니다. 교육부에서는 석차 중심 평가에서 성취도 중심 평가로의 전환, 고교학점제 도입 및 내신 5등급제 안착, 고교 등급화 원천 차단 및 블라인드 평가 취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그 취지를 설명합니다.
표준편차의 미제공으로 어떤 영향이 나타날까요? 먼저 대학들은 과거보다 수험생이 속한 학교의 과목별 학업 성취 수준 분포에 대한 정확한 통계 정보를 얻는 게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학생을 평가하는 전형 요소의 복잡성이 증가하고, 학생부의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반영이 늘어나는 정성 평가도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수능 최저학력기준 비중을 상향 또는 조정하게 되고, 면접 및 논술 등 대학별 고사의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A-B-C-D-E의 절대 평가 성취도와 5등급제의 상대평가 석차 등급을 모두 잘 받는 게 중요하게 되었고, 진로에 따른 적절한 선택 과목 이수와 교과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학업 역량이 잘 기록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학교는 학생의 성장과 학업 역량이 잘 함양될 수 있는 교육 과정 편성과 수업 및 활동,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 학생 활동과 역량에 대한 풍성하고 정확한 기록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성취평가제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개별 학생에 대한 맞춤형 피드백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이 없으면 성취평가제 도입은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개별 학생에 대한 맞춤형 피드백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환경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중학교 내신 성적 상대적 위치 확인하는 방법은?
흔히 말하는 내신 성적은 학교생활기록부에 등재되어 있는 학교 생활 전반에 대한 평가를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교과 성적,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 사항, 출결 상황, 창의적 체험활동, 개인별 세부 특기 사항, 행동 특성 및 종합으로 구성됩니다. 내신 성적은 쉽게 말해 교과와 비교과로 이루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대체로 교과 대 비교과의 비중은 80 대 20 퍼센트의 비율을 보입니다. 교과 성적의 반영은 과목별 성취도(A~ E)를 점수로 환산하는데, 그 기준과 학년별 반영 비율 등은 교육청마다 다릅니다. 비교과 반영 항목과 비율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출결, 봉사, 행동특성 등이 점수화되어 반영됩니다.
중학교 내신 성적의 핵심은 1~3학년까지 성취평가제인 절대평가로 평가가 이루어지다가 막상 고입이 되면 상대평가로 바뀌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상대적인 서열인 석차 백분율에 따라 고입 당락이 결정되는 것이지요. 중학교에서 성취평가제를 실시하는 근본 목적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학부모에게 아무리 근본 목적과 교육적 취지를 설명하더라도 받아들이기 힘든 것입니다. 입시를 위해 당장 필요한 정보는 상대적 위치이지 교육적 이상이 아닙니다. 고입 합격을 위해서는 석차 백분율을 높여야 하는 게 지상 최대 과제이니까요. 이것이 현실입니다.
고입 전형 점수의 총점과 환산 방식은 지역 교육청마다 다릅니다. 경기도는 200점 만점이고, 서울시는 300점 만점이었다가 2025학년도 고입부터 100점 만점으로 바뀌었습니다. 2025년 기준 서울시교육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교육청에서는 총점을 소속 중학교 전체 졸업 예정자 기준으로 상대평가 석차 백분율로 환산하여 산출합니다. 석차 백분율은 대체로 일반고와 특성화고 지원 시에 활용됩니다. 이는 지역교육청이나 평준화 또는 비평준화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특목고의 경우에는 전체 내신 성적 석차 백분율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대신 과학고의 경우 수학과 과학을, 국제고와 외국어고는 영어 과목 위주로 성취도를 반영하는 등 전형 방식이 다르니 해당 학교의 전형 요강을 반드시 참고해야 합니다. 서울시 교육청의 2025학년도 고입 전형 성적은 상대평가 방식이 아니라 성취평가제(절대평가) 방식을 적용합니다. 100점 만점으로, 교과 점수 80점과 출결 점수 20점으로 구성됩니다. 출결 점수는 전 학년 결석 일수에 따라 산출되며, 교과 점수는 1학년을 제외하고 환산되어 반영됩니다. 출결 이외의 비교과 점수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2025년 기준 중학교 성적표에서는 과목별 석차나 표준편차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중학교 성적표에는 원점수, 평균, 성취도, 수강자수만 제공됩니다. 제가 소속된 교육청의 경우 고입을 위한 석차백분율은 중학교 3학년 2학기에 <나이스>에서 2회 산출하여 제공하기에 현실적으로 진학을 준비하기에 너무 늦다고 호소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습니다. 어떻게 해야 상대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을까요? 간접적인 방법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학교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성취도별 분포 비율을 확인하면 됩니다. 둘째, 원점수와 과목 평균을 비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셋째, 외부 모의고사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특히 중학교 3학년 학생의 경우 11월 초에 대부분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납니다. 고등학교 1학년 3월 모의고사 3개년을 EBS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하여 주말에 풀어보면 됩니다. 채점한 원점수를 다시 EBS 사이트에 가서 등급, 백분위, 표준점수를 확인하면 모집단은 다르지만 대략적으로 전국적인 상대적 위치를 파악이 가능합니다. 일반고, 자사고, 특목고를 진학할 경우 이를 토대로 학업 설계를 구체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넷째, 정성적인 방법으로 교과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나타난 과목별 역량을 확인하고 학급담임교사 또는 교과목 교사와 상담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학교알리미> 사이트 정보 공시 자료를 통해 성취도(A~E) 별 분포 비율을 확인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더 설명하겠습니다. <학교알리미>에서 공시정보-학업성취사항-교과별 학업성취 사항을 보면 성취도별 분포비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월에 제공되는 1차 공시 자료는 전 학년도 1, 2학기 성적 자료이며, 9월에 제공되는 3차 공시 자료는 당해 학년도 1학기 성적 자료입니다. 따라서, 학부모와 학생들은 9월에 제공되는 자료를 토대로 1학기 성적표 본인의 성취도를 비교해 보면 간접적으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나이스 대국민 학부모 서비스> 또는 학교에서 받은 성적 통지표 출력물의 수학 성적이 원점수 90점, 성취도 A, 수강자수 200명이고, <학교알리미>에서 수학 과목 성취도 A의 분포비율이 10%라고 한다면 석차 등수가 20등, 석차백분율이 10% 정도가 되는 것입니다. 두 가지 자료를 비교해 보면 학교 내에서 상대적인 위치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을 토대로 고등학교 입시 준비 및 학업 설계에 활용하면 됩니다. 과목 난이도, 거주 지역, 학교별 특성, 학교별 학력 수준 등에 따라 실제 학력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물론 고등학교 석차 등급이나 수능 성적만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성취평가제를 추구하는 정부 정책과 교육적인 방향을 생각할 때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중학교 공부 습관과 태도가 대입을 결정한다!
고입과 대입의 차이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고입은 성취 평가제를 기본으로 하지만 대입은 과목에 따라 상대평가와 성취 평가제를 함께 활용합니다. 둘째, 고입은 내신 성적이 핵심이지만 대입은 내신 성적과 수능 성적이 핵심입니다. 셋째, 고입은 특목고와 직업고 중심의 전기 모집과 일반고 중심의 후기 모집으로 구분되지만, 대입은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논술, 실기 실적 위주의 수시 모집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위주의 정시모집으로 구성됩니다. 넷째, 고입은 특목고나 자사고의 경우 자기주도학습전형, 면접, 자기소개서 등을 통해 선발하지만, 대입은 대학과 전형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의 전형 요소를 사용합니다. 다섯째, 고입은 대체로 1개 학교 또는 1, 2 순위 학교를 단계에 따라 지원할 수 있지만, 대입은 일반대의 경우 수시 6회, 정시 3회 지원 가능합니다. 여섯째, 고입은 비교과가 점수화되지만 대입은 그렇지 않고 질적인 평가를 받습니다. 일곱째, 고입은 최저학력기준이 없지만, 대입은 대학 및 전형에 따라 수능 등급을 최저학력기준으로 적용합니다. 여덟째, 고입은 중학교가 의무교육기관이라 과목별 가중치를 일반적으로는 적용하지 않지만, 대입은 단위수를 곱하는 등 대학과 전형에 따라 과목별 가중치를 적용합니다. 따라서, 중학교에서 국영수사과 등 기초 과목의 학업 성취도가 높을 경우는 일반고에서도 성적이 상승할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왜냐하면 대입에서는 단위수를 곱하기 때문입니다. 아홉째, 중학교는 원점수, 평균, 응시자수만 제공되지만 2025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은 5등급, 2~3학년의 경우 9등급 내신 체제입니다. 2~3학년은 <나이스 학부모 서비스>에 과목별 석차도 표기됩니다. 다만 대학에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고입과 대입의 차이점은 많지만 한 가지 확실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공부 습관과 태도가 입시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중학교 때 형성된 자기주도학습 습관과 공부 태도는 고입, 대입을 거쳐 입사 시험까지 평생을 갑니다. 그러니 중학교에서는 상대적인 위치 파악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공부 습관과 좋은 태도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대입 원서 인터넷 대행 접수와 지원 가능 대학 검색 등 입시 정보를 제공하는 입시정보 업체 <진학사>에서 발표한 2024년 1월 보도 자료 "고1 성적 고3 간다"를 보면 공부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진학닷컴 회원 12만 5천여 명을 분석해 보니 고등학생의 90%가 내신 성적 변화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에게는 절망적인 이야기이겠지만 현실이 그렇습니다. 제가 고3 담임교사로 진학지도를 꽤 했는데, 경험적으로 볼 때 맞는 말입니다. 보통 고1 첫 모의고사 성적이, 1학기 내신 등급이 대입 수능 및 내신 성적이라고 얘기합니다. 특별한 노력이나 이벤트 없으면 상승 변화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수능 때에 모의고사 대비 수능 성적이 더 낮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성적이 좋은 N수생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고1 3월 모의고사 성적은 사실 고등학교에서 배운 게 아니라 중학교에서 배운 결과입니다. 사실상 중학교 학업 역량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중학교에서의 공부 습관과 태도, 학업 역량이 중요한 것입니다.
중학교 대비 고등학교에서 굳은 각오로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데도 왜 성적이 오르지 않을까요? 그것은 대입에서는 상대평가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중학교는 절대평가 체제이니 본인만 열심히 해서 성취 기준만 넘어가면 성적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에서는 자신만 열심히 한다고 성적이 쉽게 올라가는 게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노는 것이 아니니까요.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학력이 높은 학교일수록 몇 배로 더 열심히 해야 하고 또 잘해야 합니다. 이게 상대평가 체제의 현실입니다. 게다가 내신은 3년 시간제한 테스트이기 때문입니다. 수능은 능력 제한 테스트이기에서는 비용과 시간만 있다면 성적 향상은 가능하지만 내신은 3년 제한 시간 테스트이기에 누적된 학습 결손 극복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중학교에서부터 올바른 공부 습관과 좋은 학습 태도 형성이 더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공부는 일반적으로 독서 능력이 있는 경우 매우 유리합니다. PQ4R과 같은 기초 학습법, 과목의 특성에 맞는 과목별 학습법, 목표와 시간 관리, 학습 환경 활용 방법 등 자기주도학습과 관련된 좋은 습관과 태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습에서 중요한 것 3가지는 학습동기, 학습 전략과 환경, 학습행동입니다. 올바른 공부 습관과 좋은 태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학습동기, 학습전략과 환경, 학습행동을 잘 살펴야 합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 동기. 즉 공부 마음입니다. 공부 마음이 있어야 학습 전략을 잘 세우고, 환경을 잘 정비하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부 마음이 있어야 학습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외재적 동기도 중요하지만 특히 내재적 동기가 중요합니다.
며칠 전, 고2 때에 복합적인 이유로 학업을 중단한 여학생을 만났습니다. 2026학년도 수시 모집 전형 대비 진학 상담에 왔습니다. 2025 대수능 시험에서 수능 등급이 2합 5일 정도로 성적이 우수했지만 대입에는 실패했습니다. 계속 준비하면 좋을 텐데 들어보니 올해는 6월과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 응시하지 않았습니다. 검정고시를 통한 대입 수시 모집 전형은 중위권 이상 대학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충족되어야 합격 가능하고, 또한 경북대, 부산대 포함하여 수도권 주요 대학에 응시할 경우 논술 전형 외에는 현실적으로 지원 가능한 전형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러 이유로 모의고사를 응시하지 않았고 수능 준비도 작년에 비해 부족해 보였습니다. 수시 지원 희망서를 보니 6개 전형 모두 다른 학과가 적혀 있고, 모두 커트라인 근처에 딱 맞추어서 적어 왔습니다. 한 군데를 제외하고 나머지 모두는 부모님의 의견이라고 합니다. 수시 6회 지원은 전략을 잘 짜야합니다. 보통 상향, 적정, 하향을 2개씩 선택합니다. 정시 응시와 내년 재도전 여부에 따라 지원 전략을 수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목표와는 달리 수능 준비, 진로 선택, 지원 전략 모두에서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선택과 집중을 못할까요? 그것은 우선순위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선순위가 없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그것은 목적의식이 없거나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여러 이유로 공부마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갑자기 목적의식이 생길 수는 없습니다. 저는 너무 길게는 말고 3~5년 안에 자신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중기적으로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고, 아이젠하워 시간 관리법과 버킷 리스트 목표 관리법을 활용해서에 다이어리에 목표와 계획을 적어보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동안 공부 마음이 흔들리는 청소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 이유를 잘 찾아야 대처도 잘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과거에 비해 정서 심리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만약 정신건강 때문이라면 상담과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도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필요하다면 병원 치료도 하고, 상담도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 시선 때문에 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더 늦어질 수 있습니다. 병원 치료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면 상담과 행동 교정으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용기 내어 자신의 문제를 드러내야 합니다. 진로와 진학에서 성공하는 핵심 방법은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것입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것은 자신을 잘 표현하고 행동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2028 대입 제도 개편 영향과 성적 관리법은?
2022 개정교육과정 도입과 2028 대입 제도 개편의 핵심은 고교 학점제, 내신 5등급제, 통합형 수능입니다. 교과 성적은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변화되며, 2025학년도 고1부터 대학에 제공되는 성적 지표는 원점수, 평균, 성취도, 석차등급, 수강자수, 성취도별 분포비율입니다. 고2~3년과 달리 과목별 표준편차가 제공되는 않는 대신 성취도별 분포 비율이 제공됩니다. 사회 및 과학 교과의 융합 선택 과목과 예술, 체육, 교양, 과학탐구실험 과목은 석차 등급이 표기되지 않습니다. 수능 시험은 국어, 수학, 사회·과학·직업 탐구영역에서 선택 영역과 과목이 없어져 통합형 수능이 됩니다. 수능 수학에서는 '미적분Ⅱ와 기하'가 제외됩니다. 수능은 9등급제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2028 대입 제도 개편에 따른 변화와 영향은 크게 수시의 정시화, 정시의 수시화, 정성적 학업 역량 반영 강화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수시와 정시의 경계가 약화되는 만큼 내신 성적과 수능 성적 둘 중에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게 되었고, 생기부 세부 특기사항 기록의 중요성이 더 커졌기에 수업시간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변화와 영향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수시의 정시화는 수시 모집 전형에서 수능 영향력 증가 현상을 의미합니다. 원인은 5등급제 도입, 표준편차 미제공에 따른 내신 성적 변별력 약화, 수능 9등급제 유지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수시 모집 전형에서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학에서는 수능 등급 조정으로 내신 변별력 약화를 보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수능 최저 등급 기준이 대학, 전형, 모집 단위에 따라 추가, 조정, 상향이 예상됩니다.
둘째, 정시의 수시화는 정시 모집에서 수시 전형 요소 강화 현상을 의미합니다. 원인은 정시 모집에서 수능 성적 변별력 약화 때문입니다. 통합형 수능 도입으로 국, 수, 탐 선택 과목이 폐지됩니다. 더구나 수학에서 '미적분Ⅱ와 기하'가 제외되고, 과탐 선택 과목이 폐지되기에 자연과학 계열 상위권 변별력은 당연히 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서울대 정시 모집의 경우 표준점수를 폐지하고 백분위 점수 도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시 모집 전형에서 수시 전형 요소의 반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상위권 대학의 경우 대학과 모집단위에 따라 수능 성적에다 내신 성적,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면접 등 수시 모집의 평가 요소를 더 반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수시 및 정시 모집 모두에서 정성적 학업 역량 반영이 강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원인은 고교학점제 도입, 수시 내신 성적 및 정시 수능 성적 변별력 약화, 서울대 정시 모집 비율 축소 언급(40%→30%) 등입니다. 이에 따라 수시 및 정시 전형에서 교과 세부 특기 사항 반영 및 면접 강화 등 정성적 영역 반영이 강화될 것입니다. 이는 대학의 평가 방식이 복합적인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학교에서는 학생의 학업 역량을 키우고 기록을 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수업을 혁신하는 학교, 학생 진로에 적합한 맞춤형 수업과 활동을 잘하는 학교, 학생 역량 관찰 및 기록을 잘하는 학교가 입시에서 더욱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교과 영역 반영이 거의 다 사라진 입시에서는 교과학습발달상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과목별 성취기준에 따른 성취 수준의 특성, 학생 학습 활동 참여도, 자기 주도적 학습에 의한 변화와 성장 정도, 학생 참여형 수업 및 수행평가 등에서 관찰한 내용, 지적 호기심, 태도, 개인별 세부 능력 등이 잘 기록될 수 있도록 학생은 더 적극적으로 수업과 활동에 임해야 하고, 학부모는 기록 결과를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2025학년도 일반고 1학년 성적표를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공통국어, 공통영어, 공통수학, 한국사 등 보통교과 및 전문교과로 불리는 과목의 석차는 성적 통지표에 표기되어 학부모와 학생에게 계속 제공됩니다. 하지만 2~3학년과 마찬가지로 석차는 대학교에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석차는 쉽게 석차백분율로 환산할 수 있기에 등급 내의 위치를 자세하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상대적 위치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토대로 학습 설계를 적절히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5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의 경우 5등급 내신 체제인데, 내신 성적이 특정 과목에서 3등급이라면 석차 백분율로는 35~66%에 해당합니다. 만약 35%, 3등급이라면 매우 아쉬운 3등급입니다. 다음 학기에 잘 준비하면 2등급 이상 가능할 것입니다. 만약 66%, 3등급이라면 조금만 실수하면 4등급이 되니 매우 조심하겠죠.
대입에서는 내신 성적과 수능 성적의 관리와 분석이 중요합니다. 또한 유리한 전형 및 지원가능대학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한국대학협의회의 <어디가> 사이트는 알지만 활용은 아직까지는 잘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디가> 사이트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운영하는 대입정보포털로 대입 관련 정보를 아주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도록 제공해 주는 매우 유용한 사이트입니다. 학부모와 수험생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기능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내신 성적 입력은 <나이스 학부모 서비스>에서 파일로 저장하여 <어디가> 사이트의 [학생부 입력]-[학생부 성적 업로드]에서 파일로 업로드하면 됩니다. 물론 수동입력도 가능합니다. 수능 및 모의고사 성적은 성적표를 보고 [학생부 입력]-[수능/모의고사]에서 학년별, 날짜별로 수동으로 입력하면 됩니다. 지원가능대학을 찾는 방법은 [대학별 성적분석]에서 수시, 정시 등 모집 시기별, 대학별, 전형별로 전년도 입시결과 비교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학생부 교과 전형의 경우 최종 등록자 기준 50%, 70%의 성적을 제공합니다. 물론 가장 정확한 것은 대학별 전형 요강 변화와 대학별 내신 환산점 및 가중치, 전년도 입시 결과 등을 해당 대학 전형 요강과 홈페이지에서 비교 확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디가> 사이트만 잘 활용하더라도 입시를 위한 성적 관리를 꼼꼼히 할 수 있고, 사설 입시 기관 못지않은 매우 유용한 입시정보를 얻을 수 있고 있습니다. 모든 일반대의 입시 결과 및 입학 정보는 <어디가> 사이트에 탑재된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변화하는 입시 제도와 성적 체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적절한 대비로 원하는 결과를 다 얻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