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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해 보기 (3)

말장난

by 경경

요사이 항간에서 자주 듣게 되는 거목이라는 단어에 대해 조사해 보았다.


낱말의 유래는, ‘커다란 나무’, ‘거대한 나무’라는 의미를 갖는 거목(巨木)을 본떠 나온 것으로 보인다. 거기의 ‘거’와 나무의 한자 ‘木’의 소리인 ‘목’이 합쳐져 형성된 낱말로 확인된다.

말의 뜻은, ‘거기에 있는 나무’, ‘가까운 곳에 있는 나무’, ‘친근한 나무’이다.


거목(巨木)만이 목표가 되며 동경의 대상이 된 세상의 풍조에 회의를 느낀 이들이, 거목(巨木)을 풍자하며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점차 널리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거기에 있는 나무인 거목에는 다음과 같은 의지가 담겨 있음이 확인된다.


멀리 떨어져 있어 평범한 이들과는 상관없는 거목(巨木)과 같은 선망의 대상이 되기를 거부하겠다는 결연함이 스며있다. 여기서 그리고 바로 거기서 뭇 이들이 기대며 쉬고 갈 수 있는, 더운 여름날의 나무 그늘과 같은 존재로서 살아가겠다는, 당시의 풍조를 거스르는 범인들의 결연한 의지가 새겨져 있다.


쓰이는 예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용례들이 관찰된다.


(1) 작은 거목이 있어 뜨거운 햇살을 잠시나마 피할 수 있었다.

(2) 덩그러니 저 멀리 우뚝 서 있는 거목(巨木)이 되기보다는 바로 여기서 그리고 거기서 작은 도움

이 되는 거목이 되거라.

(3) 거목(巨木)의 크기보다는 거목의 실재를 추구하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일 수 있다.


거목(巨木)과 함께 대화나 문장 안에서 쓰일 때에는 서로 구분하기 위해 다르게 발음한다.


(1) 거목(巨木)은, 거(巨)를 높은음으로 발음하며 강세를 주고 거드름을 피우며 길게 발음한다.

> 거~~~목

(2) 거목은 그저 평범한 높이와 길이로 담백하게 발음한다.

> 거목


내심, 거목(巨木) 이 되어서, 거목으로 살아가기를 살짝,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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