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정신질환이 아동기 트라우마와 연결되어 있음에도
아동학대는 대부분의 정신질환과 깊은 관련이 있다. 우울증, 불안장애, 중독, CPTSD, 양극성 장애, 충동 조절 문제까지. 연구들은 일관되게 말한다. 아동기 트라우마는 성인 정신건강의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국 사회에서 아동학대는 여전히 “가정의 문제”, “부모와 아이 사이의 일”, “지나친 개입은 위험하다”는 식으로 다뤄진다.
아동의 의사를 묻지 않고
부모의 변화 가능성을 먼저 고려하며
분리를 최후의 수단으로만 처리하고
가정 복귀를 기본값으로 삼는다
아동을 온전히 한 명의 인간으로 보지 않을 때 아동학대는 ‘가정 문제’로만 남는다.
우울은 마음이 약해서
중독은 의지가 없어서
충동성은 성격 문제
조현병은 타고난 병
자해는 관심 부족
분노는 기질
그러니 “아동기 트라우마 → 성인 정신질환”이라는 연결은 최근까지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1990년대부터 ACE(Adverse Childhood Experiences) 연구가 누적되며 강력한 결론이 나왔다. 성인 정신질환의 절반 이상은 아동기 경험에서 시작된다. 한국은 이 패러다임을 너무 늦게 받아들였다. 그 사이 수많은 아이들이 침묵 속에서 성인이 되었고, 그 성인들은 치료받지 못한 채 또 다음 세대를 키웠다.
당장 효과가 보이지 않고
비용이 들고
언론 홍보가 어렵고
결과가 느리게 나타난다
반면 사후 처벌은?
강력 처벌 발표만으로도 ‘정의 구현’ 이미지
대중의 감정을 달래기 쉬움
단기적 지지율 상승 가능
그래서 우리는 “아이에게 실제로 필요한 정책”보다 “시민이 박수치는 정책”을 우선순위에 둔다. 아동학대는 그 피해자가 침묵하는 문제라서 정치의 언어로는 잘 다뤄지지 않는다.
인력 부족
예산 부족
담당자 1명이 맡는 사례 수 과도
야간 대응 거의 불가능
아동 분리 권한이 약함
경찰과의 연계가 불완전
이런 조건에서 아동학대를 조기에 개입하고,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가해 부모를 치료한다는 것은 이미 불가능에 가깝다.
“부모에게 다시 기회를 줘야죠”
“아이도 부모를 원할 수 있어요”
“가정 해체는 너무 극단적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더 단순하다. 아동에게 안전한 가정과 부모에게 안전한 가정은 다르다. 그리고 많은 경우 ‘가정 복귀’는 아이를 위험 속으로 돌려보내는 일이다. 한국의 정책은 여전히 부모의 권리를 아이의 안전보다 우선시한다.
#생각번호2025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