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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즈 Jan 01. 2021

나는 자유를 잃었지만 사랑을 얻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으면 글을 쓰자. 눈으로 보았던 것,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간 생각들, 피부로 느꼈던 모든 것들을 담담하면서도 정확하게 나의 글을 써야겠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생각에 정의되는 내가 아니라 마음속 열망 속에 사로 잡힌 나를 보자.



 아이의 투정을 못 이기는 척 받아주는 부모의 수용은 아이의 끝없는 칭얼대는 울음소리를 견딜 수 없어하는 인내심의 한계이자, 처음부터 그렇게 울면서 모든 것을 얻으려했던 아이의 영악함의 승리인 것이다.  


 글을 처음 시작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그것도 아주 오랜 시간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하지만 한 번 글이 써지기 시작하면 폭우 속 봇물이 터진 것처럼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진다.

그러면 글을 써 내려가는 속도를 잡을 수도 없을 정도이다.  



 나는  아이들 때문에 자유를 잃었지만 대신 영원한 사랑을 얻었다. 그것이 싫은 것은 아니나 다만 이제 그런 시기가 되었을 뿐이다.


 딸과 함께 바닷가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한 젊은이가 헤진 배낭을 메고 땀을 흘리며 묵묵히 길을 걷고 있었다. 흡사 나의 젊은 시절 같아 보였다.

 그 젊은이는 우리를 보고 옅은 미소를 지었고, 나는 그의 모습을 보고서 자유와 사랑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홀로 있을 때에는 자유가 친구이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자유는 곁에서 옅은 미소로 대화를 건넨다. 하지만 나의 가족이 생기고 어린아이가 내 곁을 지키게 되면 자유는 잠시 멀어져 있다가 나중에야 슬그머니 내 가슴속에서 둥지를 틀고 다시 찾아올 것이다. 대신 나는 진실하고도 진정한 사랑을 얻었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나의 생명 같은 나의 아이들이 내게 진실한 사랑이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자유로울 때 찾아다니던 그 사랑을 말이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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