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부모 품을 떠날 아들에게

육아의 목표는 독립이다

by Mollie 몰리

항상 옆에 끼고 살 것 같은 아들이 몇 년 후면 우리의 둥지를 떠나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서 떠날 것이다. 아직 아들은 우리가 '독립'이라는 이야기를 꺼내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엄마 아빠 옆에서 평생 살 거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런 생각들이 점점 과거의 기억 속으로 흐려지는 날들이 올 거라 생각한다. 물론, 아들바보인 우리 부부 역시, 아들이 어디를 가던 근처에 새 둥지를 마련하고 싶은 생각이다. 해외 유학을 간다고 하면, 우린 아들 근처에서 집을 얻고 살 거라고 이야기를 하는 푼수 엄마 아빠지만 말이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울 때는 모든 스케줄 관리부터 시작해서 아이 하루의 일상이 엄마인 나로 인해서 만들어져 가는 삶을 살았다면, 중국에 온 뒤로는 사교육을 끊고, 여러 경험들을 통해서 공부보다 인생의 행복을 위한 여유를 조금씩 찾아가는 생활을 했던 것 같다. 중국이었기에, 해외 생활이었기에 가능할 수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한국 자녀들은 부모의 주재 생활 후, 다시 돌아갈 한국 학교를 위해서 한국 공부를 포기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긴 하다.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게 부모의 역할임을 깨달은 중국 생활에서, 나는 아이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를 하나씩 아이와 시도해 보기 시작했다. 훗날 아이가 기숙사 생활을 하던, 자취 혹은 싱글남이 되든, 결혼을 하든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 정도는 해 먹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일단 인간은 배고픔부터 해결되어야, 그다음의 일상이 가능하기에, 최소한의 요리는 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집은 인덕션을 쓰고 있어서, 불의 위험으로부터는 안전했다. 아이는 계란 프라이와 소시지를 굽는 일부터 시작해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인 피자도 식빵 피자, 아이와 피자 도우를 만들어서 먹는 피자, 고르곤졸라 피자까지 만들어 먹었다. 감자를 이용한 매시 포테이토와 웨지감자도 그의 최애 메뉴 중 하나이다.

아들의 셀프 요리, Photo by Mollie

많은 요리를 할 필요도 없고, 본인이 좋아하는 요리 정도만 해 먹어도 남자아이의 인생에서는 충분할 것 같다. 가장 좋아하는 김치찌개와 고추장찌개를 할 때도, 옆에 오라고 해서 감자라도 썰게 하거나, 몇 번 지켜보게만 해도 큰 도움이 된다.



올해는 어버이날 선물로 우리에게 직접 만든 새우볶음밥과 제육볶음을 해주었다. 물론, 제육볶음은 옆에서 고기 잡내를 위한 향신료와 양념 정도는 알려 주었다. 그래서 그렇게 가르친 덕분에,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어버이날 선물을 선사해 주었다. 물론, 이날 정신없이 나랑 주방에서 움직이다가, 내가 아이의 아이패드를 지나가다 쳐서 아이패드 액정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올해 아들이 어버이날에 해준 직접 만든 요리, Photo by Mollie



한국에서는 늘 나의 일이라고 아들의 뒤를 쫓아다니면서 아이를 챙겨주었지만, 중국에서는 점점 나의 손을 하나씩 놓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보내주는 일정 메일을 나도 읽어보긴 하지만, 주로 아들한테 먼저 체크하게 하는데, 나도 어쩌다가 까먹어서 학교에서 전화가 올 때도 있었고, 스케줄을 놓칠 때도 많았다.


그러자 아들은 덜렁대는 엄마를 대신해서 자신이 더 일정을 챙기거나, 나한테 "엄마! 이메일 좀 봐! 이거 체크해서 냈어?"라며 자신이 더 나서서 학교 일을 챙기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도 학교 스케줄표를 확인하는 건 그가 자신이 필요한 일일 때뿐이지만, 그의 인생이니,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선에서 잘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점점 나의 할 일이 없어지기 시작했고, 나의 할 일은 아들을 바라봐주고, 응원해 주고, 맛있는 음식 해주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뿐이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어느새 아이와 우리 부부는 서로 여러 인생의 고비들을 겪고 잘 이겨내어 많은 성장을 했다. 아이와 우리가 중국에서 만들어간 6년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해외 생활에서 우리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언제가 될지도 모르고 막연하기까지 하다. 또 무모하기도 하지만, 큰 비중은 아들의 미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또 아들을 응원하는 아들바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다.


어쩌면 이번 기회가 우리가 부모 품을 떠날 아들을 위한 선택이지만 우리 부부에게도 제2의 인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이렇게 거침없이 사는 부모를 보고 자라서 아이도 그렇게 살아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이가 크면서 보니, 육아의 진정한 목표는 독립인 것 같다. 아들이 성장하고, 어른이 되어서 이 세상을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주는 게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인 것 같다.


아직 한참 자라는 성장 과정에 있는 아들의 모습을 응원하는, 우리는 영원한 아들바보 부부이다.


사진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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