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이불킥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하자

by 장기혁



인간의 기억은 선택적이다. 괴로운 과거는 잊게 만들고, 즐거웠던 기억의 잔상만 남겨 둔다. 끔찍했던 군대 생활조차 시간이 지나면 즐거운 추억으로 변하는 이유다. 하지만 민망하거나 창피했던 기억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우리를 괴롭힌다. 불현듯 떠올라 이불킥을 하게 만들고, 어디론가 숨고 싶거나 심지어 사라지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괴로운 추억을 소환하는 트리거가 있는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샤워할 때마다 불쑥불쑥 창피했던 기억이 떠올라 신음 소리를 내거나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신혼 초에는 아내가 놀라 달려올 정도였지만, 요즘은 그러려니 하며 “왜 그렇게 이상한 짓을 많이 했어?”라며 놀린다.


아마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 같아 그나마 위로가 된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민망함과 부끄러움 때문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수많은 다른 사건들은 잊혀 가는데, 왜 몇몇 기억들만은 이렇게 또렷하게 남아 있는 걸까.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심리적 안전장치일까.


그래서 오늘도 다짐한다. 말과 행동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며, 신중하게 살아가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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