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벚꽃놀이

이제 하기 싫은 일은 하지 말고 살자

by 장기혁



몇 년 전부터 봄꽃을 즐기기 시작했다. 매화,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 철쭉 등이 피는 시기에 맞춰 산책하거나 등산을 하며 계절의 흐름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꽃이 만개하는 시기와 명소를 미리 찾아보고 시간을 내어 다녀오는 그 자체가 하나의 기쁨이다. 꽃을 바라보며 감동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나이가 들면 사람은 더 감성적으로 변한다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젊게 사는 방법 중 하나는 ‘감탄하는 능력’을 잃지 않는 것이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게 되고, 일상은 단조로워지며 세월은 훌쩍 지나가 버린다. 그래서 나는 의도적으로 일상 속에 이벤트를 만들어 넣으려고 한다. 전시 관람, 공연, 등산 같은 아웃도어 활동이 나의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요소다.


이벤트를 지속 가능하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진심으로 즐기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혼자서도 눈치 보지 않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 집 마련, 자녀 교육, 부모 부양 등의 책임감으로 60세까지 일을 전념하다 보니, 막상 퇴직 후에는 너무 좁은 시야로 살아온 탓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어려워진다. 주변에도 퇴직 이후 갑자기 많아진 시간을 감당하지 못해 방황하는 선배들을 종종 보게 된다.


노년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50대부터 자신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어떤 일에 몰입하며 행복을 느끼는지를 스스로 알아가야 한다. 그동안 억눌렸던 나 자신의 욕망과 진짜 바람을 솔직하게 마주해야 한다. 결국 내가 진정으로 행복했던 순간들을 기억해 내고, 그 감정을 반복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풍요로운 노년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