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멀지만 가장 가까운 산
살면서 한라산을 세 번 오를 기회가 있었다. 그중 두 번은 정상까지 올랐고, 다섯 개의 등산 코스 중 세 곳을 다녀왔다. 오늘은 친구와 함께 북한산 우이령길을 걷기로 했지만, 어젯밤 친구의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취소되었다. 그래서 혼자 한라산을 다녀오기로 계획을 바꿨지만, 돌아오는 비행기표를 잘못 예약하는 바람에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멀리 있는 한라산은 집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산을 가는 시간만 들이면 등산로 초입까지 닿을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당일치기로 가기에는 강원도나 충청도의 산보다 시간이 덜 걸리며, 저가항공을 잘 이용하면 교통비도 비슷하다.
겨울 한라산의 상고대와 눈꽃, 그리고 설경이 만든 이국적인 풍경은 매년 놓치고 싶지 않은 장관이다. 하지만 이번 겨울에는 작년 12월 초 등반 당시 흐린 날씨 속에서 즐긴 상고대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며칠 전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윗세오름의 설경을 직접 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번 등반에서는 영실 코스로 올라가 어리목 코스로 내려오는 일정을 잡아보려 한다. 벌써 내년 겨울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