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더 좋아해요.
20대의 만족한 삶과는 또 다른 나만의 평온한 삶을 살고 있다 생각하면서도 그 이면에 뭔가 아쉬웠어요. 무언가 해야 할 것만 같은 하지만 하기는 싫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어요. 말로 표현하기엔 어려운 그런 복잡 미묘한 여러 생각들이 아이를 키우며 느껴서 그게 의문이고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 생각하는 중이었어요. 하루하루가 의미 없이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져 제가 별거 아닌 사람처럼 여겨졌죠. 이제 것 제 삶만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았거든요. 작지만 이른 나이에 원하는 꿈을 이루웠고 행복했어요. 하지만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는 일이 제 삶에 가장 중요한 일이 되어 버렸어요. 제 삶인데 아이가 주인공인 된 셈이죠.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 마음에 묘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어요. 자꾸만 제 마음이 작아지고 슬퍼지는 것 같다가도 아이를 보면 그것이 마치 제 삶이 전부인 줄 알고 또 나를 잊고 부지런히 달려요. 그러다 멈추면 전 오로지 가족에 매여 무언가를 쉴세 없이 검색하고 예약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죠. 마음이 잠시도 쉴세 없고 멈추고 있으면 불안해요. 그래서 요즘은 스마트폰을 안 보면 불안해서 집에 혼자 있을 수가 없어요. 그 불안을 잊기 위해 심리상담도 받아 보고, 도자기나 여러 가지 수업도 받아 봤어요. 핸드폰을 서랍에 넣어두고 인터넷이 안 되는 핸드폰만 써보기도 했죠. 그래도 소용이 없어요.
그러다 우연히 미술 수업을 하게 된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에 대해 처음으로 질문해 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밤에 문득 일어나 질문하고 생각하며 밤을 새우기도 했죠. 밤에 불 꺼진 상태로 생각하다 엄청 울었어요. 선생님의 질문이 제 마음에게 말을 걸은 것 같아요. 진짜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처음 등록했을 때는 아침까지 갈까 말까 망설였어요. 그런데 와서 수업을 들으면 오길 참 잘했다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요. 그래서 요즘은 친구들에게 미술 수업 이야기도 해주었어요. 다들 관심 있어하고 들어보고 싶어 해요.
오늘은 여러 이야기들을 들으며 한 편의 책을 읽은듯한 느낌을 받았네요. 곧 다가올 40대를 더 튼튼하게 보내려는 과도기라 생각하고 오늘 선생님께서 주신 질문은 모두가 잠든 후 어둑해지면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볼게요. 이런 저를 보면서 신랑이 더 응원해 줘요. 신랑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제게 소중한 분들을 위해 제 마음을 아낌없이 열여 있습니다. 후회 없이 묻고 들어 드리며 마무리하기로 하겠습니다. 오늘 수업도 매우 달콤 달콤 행복했습니다. 김샘의 미술 수업에 대한 마음도 전해져 매우 감사했고요. 멀리서 오시는 박샘의 감성은 언제나 다정해서 제가 다가가기만 해도 왠지 다정해질 것 같아서 다가가고만 싶어요. 언제나 마술처럼 힘들이지 않은 듯 뚝딱 그려내는 소연 샘의 심플 라이프도 부럽고요. 이샘의 열정적인 더러는 늘어지게 놀아도 되는 퇴직 후의 삶이 부럽습니다. 하샘의 시원시원한 필살기와 집중력 상큼한 아름다움까지 모두가 어쩜 이렇게 다양할 고도 매력적인가 싶어요. 미샘의 자유로우면서도 조심스러운 새로운 도전이라는 삶은 영원히 제 삶에 만나 지진 않을지 모르지만 그 안에 신중함과 기품이 그림에 느껴져 매우 편안합니다.
모두들 각자의 시각으로 감상한 메시지 참 좋았어요. 나 다운 생각과 이미지를 모은다는 것은 나를 즉시 할 수 있고, 나를 찾아가는 바탕이 되어줍니다. 나를 찾는다는 것 나의 본질을 알아간다는 것은 나에게 가장 큰 당당함이고 어느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건강한 자아의 성장을 말해 줍니다. 마흔 혹은 쉰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며 사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되시길 바라봅니다. 귀한 시간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이렇게 질문을 하고 마음을 이야기 한 분들의 정성에 한 줄 한 줄 피드백도 잊지 않습니다. 유치원에 간 아이들이 정성 들여 그린 그림에 한 명 한 명 발표를 하지요. 그러면 친구들은 경청을 하고 박수를 쳐줍니다. 그리곤 선생님의 격려도 아낌없이 받게 되지요. 어른들도 똑같습니다. 단순한 칭찬이 아닙니다. 그 마음과 정성에 관심을 갖고 경청해 주는 것입니다. 내 마음은 이렇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알아차려 주는 것입니다. 작가란 제 마음만을 바라보고 타인의 마음을 저 버려서도 안 돼요. 온 세상을 감상하고 경험하여 감동을 끌어내는 작품을 하듯이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감상하는 것도 역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감상하듯 사람들의 마음도 그저 감상해 보세요. 사람의 마음이 보이고 그래서 그런 생각을 했구나 하며 모든 것이 저절로 이해가 됩니다. 사람의 마음이 보이는 것과 같지요. 그림을 보면 그린이의 마음이 보이니까요. 그렇다고 단정 짓거나 아는 척 그 마음에 참견은 금물이에요. 작품을 감상하듯 그림과 그린이의 마음을 감상해 보세요. 가슴속 한편이 바다처럼 펼쳐지고 촉촉이 샘 솓 듯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다음 주는 정물 수채화를 먼저 하도록 하겠습니다.
에스키스 북에 미리 스케치해보세요.
감정을 글로 쓰는 것도 잊지 마셔요.
정물은 가정에서 보이는 어떤 것도 좋습니다. 컵, 그릇, 거울, 상자, 과일, 야채 모두 소재가 됩니다. 마음을 담아 내가 보고 느끼며 선택한 대상과 이야기를 나누며 호흡하는 시간이 작품에 반영됩니다. 곧 사물이 대상이 되고 대상이 생명이 됩니다. 그 생명에게 어떤 마음을 주는 냐는 그리는 사람의 마음에도 전달되는 것이죠. 그 과정이 반복되면 세상과 호흡하고 감동하고 즐기는 예술가가 되는 것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