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게, 새우 잡아요

바다가 들려준 이야기

작년 여름 친구들과 부산 앞바다에서 요트를 탔다.

남자 셋, 여자 셋, 그야 말로 남...셋!

하지만 우리는 대학생은 아니었고 모두 기혼자였다


옥의 티라면,

그 즈음에 탄천길을 아무생각 없이 맨 얼굴을 내놓고 뛰다

난생 처음 기미라는 놈을 얼굴에 들여놓아

그 탓에 당시 사진을 보면 그놈이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덕분에 사진을 볼 때마다 유쾌하지는 않아도 당시 친구들과 요트 위 파아란 바다를 누린 기분은 평생 못 잊을 것이다.


아무튼 그 때의 소회가 남달라서, 이번 제주 여행에서도 요트를 탔다. 내친김에 다음날에는 낚시배를 신청하게 됐다.


두둥~!!

낚시를 제대로 배운 것은 아니어도 몇 번의 체험 낚시와 여수 앞바다 실전 낚시를 하면서

물고기와의 접선을 즐기게 됐다.

흔히 낚시꾼들이 말하는, '손맛'이 뭔지 알게 된 것이다.

서귀포항 인근 바다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대체로 나를 편안하게 한다. 17년도 가을, 여수의 밤바다 방파제에서 낚시대를 들게 되면서 바다가 주는 고요함이 무언지 알게 됐다. 그 때 여수 밤바다에 서울의 지리멸렬한 직장생활의 피로감과 상처들을내맞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다. 18년도 여름, 불미스런 사건이 있던 다음날 아침에도 상처 받은 사람들과 낚시를 했다.


찬란한 태양이 잔잔한 물결을 비췄다. 생전에 겪지 않아야 할 일을 당한 후배는 바다가 내어준 물고기의 안부에 잠시라도 쉴 수 있었다.


잡은 물고기는 다시 바다로 돌려보낸다.

물론 생체기에 상처가 남았을지도 모르지만,

미안함을 애써 감추진 않는다. 뻔뻔하다. 남의 생사에 관여하니까.


나는 채집도 즐긴다.

다이소에 가서 슬리퍼와 조그만 망을 사고,

전날 편의점에서 컵라면 용으로 받은 나무젓가락과 커피 마시고 씻은 일회용 컵만 있으면


바위틈에서 돌게와 새우와 한 판 승부를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