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즐거워하는 일

망중한

계속된 글 빚쟁이의 삶 때문에 여러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짬내기가 쉽지는 않았다.

생각해보면 지난달에도 꽤 바빴던 것 같다. 그럼에도 당시 미리 친구들과 광주에서 1박 2일 여정을 잡아뒀기 때문에 지금 이 상황에도 망중한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어찌보면 미리 여유를 일단 부려놓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담양, 죽녹원 메타쉐콰이어

유년시절을 광주에서 보냈기에 옆 동네 담양에 있는 이 길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보니 내가 이곳을 와본 적은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내가 온 곳이 여기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물론 지금 이곳은 프로방스 마을을 연상케 할만큼 이쁜 유럽풍의 건축물을 흉내낸 집들과 아기자기한 소품들, 카페들과 상점이 즐비했다.

하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자연이다. 저 낮은 능선과 키맞춘 나무들이 편안함을 준다.

@SRT(수서행 고속열차)를 타고 내려가는 길

햇볕이 쏟아지는 들녘은 아직도 황금 색으로 변해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속철도를 타고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 산과 들판,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 같은 바람은 막간에 느낄 수 있는 힐링을 주기에 충분했다.


아쉽게도 SRT는 2시간 남짓해 수서역에 금세 도착해버렸다. 흐음.. 아직도 이렇게 읽을 책들이 많은데 말이지!

회사 후배로부터, 받은 책들을 이고지고 와서 친구들에게도 주고 나도 기차에서 읽을 참이었다.

주말에 SRT 광주행은 모두 매진이었다. 우리는 그마저도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서 다행인 셈이다. 게다가 역으로 가는 길이 너무 막혀서 하마터면 못 탈 뻔 했다. 친구도 나도 꽤나 시간을 잘 계산해서 준비하는 타입이었는데, 왠일인가 싶을 정도로 도로가 막혔다.


다행히 노련한 기사님의 운전실력 덕문에 엔제리너스에서 카푸치노 하나 아메리카노 하나를 주문하고도 20초를 남기고 플랫폼에 도착했다!

@ 이제 막 물들어 가는 들녘과 하얀 마시멜로우


안 되겠다. 이번 여행이 끝나면 언제고 다시 이곳을 방문해야 겠다.

숙소를 준비해준 친구는 갑자기 싱가포르 출장이 생겨서 함께하지 못했다. 녀석이 준비해준 곳은 거대한 운동장 같은 룸이었다. 모든 방이 연결된 트리플 스위트룸이었지만, 놀랍게도 방문이 없었다.


11월은 너무나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다.

다시 들르고 싶은 2021년 늦가을이 뉘엇뉘엇 넘어가는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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