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좋은 대화는 달걀 세우기

매일 실패하지만 오늘도 좋은 대화하기

명절에 입조심

역시 민족 넘버 2 명절인 '우리우리 설날'이 되자

뉴스에서는 "명절에 좋은 입조심 하는 법", 뭐 이런 주제를 다루는 기사들이 하나둘씩 눈에 띄기 시작한다.

"대학은 어딜 가냐", "올해는 취업했냐", "결혼은 안 하냐", "아이는 왜 안 낳냐" 등이 조심할 대상이다.

사실 별로 안 친하니까 사생활 같은 건 묻지 말라는 것인지, 사는데 주요 사항이기는 하지만, 사는 게 쉽지 않으니 물어보지 말란 것인지, 그도 아니면 물어는 보되 돌려서 물어보라는 것인지 알 수는 없다. 어쨌거나 오랜만에 만나니 조심하란 것이다.


명절에 미친 운전자 조심

또 하나 있다 명절에 조심할 것이.

코로나 19에 오미크론 확산으로 고향길은 덜 가더라도 여전히 서울의 도로 한 복판은 밀릴 시간 되면 꽉 막히기 마련이다. 어디 서울만 그런가. 경부 고속도로, 서해안 고속도로, 강원도 여행 가는 길 역시 뻔히 막힌다. 명절에는 기본적으로 차량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얍삽한 운전자, 막돼먹은 운전자, 눈치 없는 운전자가 꼭 있기 마련이다.

이기적이어도 무식해도 눈치가 없어도 다 같이 공통점은,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항의로 클락션이라도 울리거나 차선 변경 잘 못했다가 보복 운전당하기도 십상이니

암튼 간에 안면식이 없은 상대방과 커뮤니케이션은 으르렁대는 강아지를 상대하는 것마냥 좀처럼 기대하기 어렵다.


어쨌거나 피하는 것이 상책

친지나 가족끼리도 부딪히면 감정상 하기 마련이고,

대낮에 모르는 사람과 부딪혀서 싸우기라도 하면 험한 소리 오가게 되는 날들...

어디 명절뿐이랴. 평소에 잘 안 맞는다 싶거나

좋았던 관계도 어느 순간 삐걱대면 좋은 소리도 좋게 안 들린다.

직장생활, 사회생활 좀 하다보니 이제 체계 없는 그냥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게 더 무섭다.

마치 정글과도 같은 무법천지라고 해야할까?

빠리바게트나 편의점에서 세상만사 다 시시하게 생각하는 듯한 한참 어린 불친절한 아르바이트생을 대하는 일마저도 무서울 지경이다.

이 모든 것들로부터 "대화하기 기술"이 꼭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잘할 자신이 없거든

피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화하기도, 살아남기도 힘든 세상살이, 그렇지만 이번 주에는 달걀을 세웠다.

달걀에 흠집 하나 안 내고 말이다.

"짠~~~"

@ 흠집 안 내고 달걀 세우기 2022.1.

역시나 커피는 심신을 달래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타인의 삶_늦었다고 꿈이 없으란 법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