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매주 코인 노래방 가기

by 맘디터

둘째 아이, 막내 아이와 함께 지난주에 이어서 또 코인 노래방을 왔습니다.

13세 청소년인 둘째는 친구들과 자주 다니는데도, 엄마와 동생에게 또 가자고 말합니다.

거의 억지로 끌려왔던 지난주에는 벽에 머리를 기대고 딴생각을 하며 앉아 있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제법 아이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입니다.

아이들은 <후라이의 꿈>, <메롱해치>, <문어의 꿈>, 하츄핑 테마곡, 다양한 팝송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곡을 뽐냅니다.

음악과 가사에 감정을 이입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어색하다가 기특하다가 안쓰럽기도 합니다.

막내가 귀여운 목소리로 <문어의 꿈> 노래를 부르는데, '문어도 이렇게 오색찬란한데, 엄마는 우리의 다채로움을 알고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것 같습니다. 컬러풀한 꿈을 꾸는 문어가 사는 곳은 깊고 어두운 바다입니다. 아이들의 하루하루가 무채색의 깊고 어두운 바다가 아니기를, 엄마도 한 마리 문어로서 꿈을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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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이들이 합창을 하는 <후라이의 꿈> 가사를 들을 때는 엄마로서 뜨끔하고, 괜히 반성을 합니다. 둘째 아이가 한 손에 마이크를 쥐고 다른 한 손으로 손짓을 하며 노래를 부를 때에는 아이 마음속에 있는 어른을 만나는 것 같습니다.

"어서 남의 꿈을 빌려 꾸기라도 해 / 내게 강요하지 말아요 이건 내 길이 아닌걸 / 내밀지 말아요 너의 구겨진 꿈을"

노래를 듣다가 이건 정말 맞는 말이라고 깊이 공감합니다.

둘째 아이는 동생이 선곡해서 부른 <후라이의 꿈> 노래를 한 번 더 부릅니다.

'봄이는 요즘 이런 고민을 하는구나. 엄마가 이 가사를 꼭 기억할게~'


저녁에 둘째 아이는 자신이 작사한 노래 가사를 저에게 보여줍니다.

"내 꿈을 구겨서 버리고 싶지만, 그렇게 꿈 마저 쓰레기가 되면 지구가 힘들지 않을까요"

아이가 쓴 장문의 가사를 한참 읽어 보았습니다. 그동안 너를 이루었던 너의 모든 조각이 예고와 규칙 없이 해체되고, 우주 어딘가로 흩어져 버리는 바람에 모든 조각을 찾아내고 불러내어 새로 맞춰가야 하는 너의 시간. 아이는 지금 자기 자신조차 낯설 겁니다.

이 시간이 저도 아이도 쉽지는 않지만, 아이가 매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이 리듬에 제 발이 꼬이지 않고 자빠지지 않으려면, 엄마인 저도 인간적으로 많이 변신하고 성장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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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노래만 듣다가 저의 노래본능이 일어났고, 마이크를 잡았는데 순간 고민이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부르자니 슬픈 발라드 가사가 낯 뜨겁고, 억지로 밝은 노래를 부르자니 희망을 강제로 주입하고 싶은 엄마 속이 훤히 보일 것 같습니다.

결국 <알라딘> 메인 주제곡을 불렀는데 고맙게도 사춘기 둘째 아이가 엄마와 함께 듀엣으로 불러줍니다.

이 가사가 엄마의 마음이라고, 엄마도 모든 하루하루가 처음이고, 너와 함께 이 넓은 지구에서 시간 여행을 하는 이방인일 뿐이지만, 이 특별한 여행을 너와 함께 해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누구도 우리에게 안된다고 하거나, 또는 어디로 가라고, 또는 허황된 꿈라고 말할 수 없어. 이 놀랍고 새로운 세계를 너와 함께 나누고 싶어." - a whole new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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