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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디터 Jun 13. 2022

마을 공동체 활동을 하는 이유

사람들이 봉사활동을 하는 이유

각 지자체에 속한 마을 공동체라는 모임이 있습니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는 투게더라는 이름의 공동체가 있는데, 저는 그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동체는 구청과 아파트의 지원을 받아서 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합니다. 도예교실, 벼룩시장, 스포츠 강좌, 아로마 테라피 강습 등 다채로운 카테고리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사실 마을 공동체 활동에는 아무런 보상이 따르지 않습니다. 내가 시간을 써야 하고, 내가 신경을 써야 하는.. 정말 내가 무언가를 해 주어야 하는 그런 일 뿐입니다. 


오늘은 우리 마을의 물총놀이가 있었던 날입니다. 일요일 아침 11시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1시에 행사시작, 3시 30분에 마무리를 하며 집에 왔더니 녹초가 됩니다. 저는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는 왜 마을 공동체 활동을 하는 걸까?'

이타심이 있어서? 노노. 절대 아닙니다. 저는 이기주의의 끝판왕입니다. 나 혼자만의 시간에 집착하고, 그 시간이 보장되지 않으면 마음 속에 칼바람이 부는 걸 제가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가끔은 저와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봅니다. "이 활동을 왜 하세요?"

"아이들의 웃는 얼굴이 좋아"

"사람들이 행복하잖아"

"혼자가 아닌 것 같아서 좋아"

혼행을 좋아하는 나, 말하는 것도 귀찮아하는 내가 왜 공동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걸까 오늘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그 답은 바로 이겁니다.

아무런 조.건.없.는. 행위가 인간에게 에너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회사일을 하면 적당한 보상이 따릅니다. 그 보상을 위해 더 열심히 일을 합니다. 보상을 받는 것까진 좋은데 그 보상 때문에 제가 거기에 얽매이게 됩니다. 일에 따라오던 보상이 나중에는 보상을 위해 일을 하게 되는.. 수단과 목적이 바뀌는 일이 제 인생에서 너무 여러 번 일어나는 겁니다.

  

그런데 가끔 나가는 마을 공동체 일은 아무런 보상이 없어서 바랄 것도 없습니다. 아무런 보상이 없기 때문에 무언가를 바라지 않게 되고, 바라는 게 없어서 거기에 종속되지도 않습니다. 정말 바라는 게 없는 그 온전한 순간이 목적과 수단의 치환이라는 감옥에서 저를 자유롭게 해방시켜 주는 겁니다. 


'애들이 즐거우면 좋겠다', '사람들이 행복하면 좋겠다', '사람들이 우울하지 않으면 좋겠다'

사실 답이 없는 추상적인 바램이지만 이 몇 글자의 마음들로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 보게 되고, 타인의 표정을 곰곰이 살핍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타인의 웃음, 남의 집 아이들의 행복,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 남을 배려하는 나의 행동 등이 봉사활동에서는 되게 중요한 일이 됩니다.(그런데 이런 것들이 정말 중요하지 않은건지 저는 사회에 묻고 싶습니다.)

아무런 보상이 따르지 않는 활동이지만 타인의 행복한 에너지로 나를 채우는 그런 선한 순환이 바로 마을 봉사활동입니다.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결코 특별하거나 또는 속이 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타인과 나의 긍정적인 에너지 순환을 느끼고 그것을 키우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좀 더 치밀한? 계산적인?^^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한 번 계산해 보세요ㅎㅎㅎ


마을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느낀 짧은 소감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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