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간 설레인 하루
사당역에 위치한 치과를 한 달에 한 번 교정 검사로 다닌지 2년이 되어간다.
올해 12월은 장치를 풀 수 있다는 의사 선생님의 희소식에 빠른 시간의 속도감도 느껴지면서 길고 험난했던 그 과정이 끝나는구나 안도감도 들었다.
어렸을 때, 교정을 해야 편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30대 후반에 교정장치를 시작하는 과정은 여간 쉬운일이 아니었다. 치아를 3개나 발치를 하였고, 그리고 몇 달은 씹거나 자유롭게 뜯거나가 되지 않아서 먹고 싶은 식욕을 채우지 못함에 스트레스도 받았고, 짜증도 많이 났었다.
이제.. 드디어 끝이구나!!
#이터널스 영화를 16시쯤 용산 CGV에서 보기로 남편과 일정을 잡고, 치과로 향하였는데 진료가 마친 시간이 13시가 조금 넘었다. 집으로 가서 다시 나오기 귀찮은 마음과 가을의 맑은 날씨와 단풍 구경으로 산책을 더 하고 싶은 유혹에 이끌려 혼자 지하철을 타고 용산을 가기로 하였다.
"여보! 나 용산 먼저 가있을께"
"왜? 와서 같이 안가고? 나 마치면 같이 가~!"
"아니~ 그냥 밖에서 더 놀고 싶어 ㅋㅋㅋ"
"그래! 그럼 나도 빨리 정리하고 갈께~ 가서 봐!!"
지하철 플랫폼을 걸으면서 네이버 지도에 도착지를 찍고 가장 가까운 승강장 번호를 향해 걸어가는데..
" 저기 학생! 서울역이 어느 승강장 번호로 타야 빨라요?"
중년 여성분이 나를 바라보면서 여쭤 보셨다.
'학생? 나 아닌가.. 아줌마라고 해도 될 나이를 충분히 넘었는데... 왠 학생?'
기분이 좋아지면서 네이버 지도를 클릭 후, 바로 서울역 KTX를 검색해서 가장 가까운 승강장 번호를 찾아서 설명 드리고 밝게 웃으면서 알려 드렸다.
"고마워요 ~ 학생"
아줌마보다 듣기 좋은 학생이라는 단어.
그리고 그 단어의 힘으로 더 잘 알려드리고 싶고, 기분 좋아져서 밝게 웃게 되는 나.
갑자기 문득 드는 생각이다.
단어의 힘.
그 5분 찰나 동안 난 젊은 학생이 된 듯 한 기분에 빠졌고,
남편을 만나 자랑을 하였다.
"나 어려보였나봐? ㅋㅋ"
어려보이지 않아도, 그 분의 그 단어의 힘은 나에게 한 순간 즐거움으로 남겨 주셨다.
감사해요~
#이터널스 #영화 기대보다.. 못해서 좀 실망했다.
재미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