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 #굴구이 먹으러 가다.
겨울의 별미 굴구이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은 9월에서 12월까지 몸에 좋은 제철 음식이라고 한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굴이 생각났나? 김장철이 다가오면 꼭 생굴을 넣어서 김장을 하고, 당일 담근 김치와 굴을 무쳐서 보쌈과 함께 즐겼었나? 갑자기 뽀얗고 도톰한 굴이 너무 먹고 싶어서 휴무 첫날 눈을 뜨자마자 검색을 해서 굴구이 전문집을 찾아냈다. 서울과 가까운 곳의 굴구이집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조개구이집도 많지 않은 편이고, 어렵게 찾아서 방문하면 바다 근처의 식당과 비교할 때, 해산물의 깊고 싱싱한 맛이 나지 않았다. (지금은 다행히도 동네 근처 조개구이 맛집을 찾아냈다.)
통영 굴이 유명하지만, 당장 통영까지 갈 수 없는 우리는 서울 근교의 대부도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래도 바다 근처로 가면 맛있는 집이 있지 않을까 하는 설렘으로 그나마 사진 리뷰에서 맛있어 보이는 곳으로 주소를 찍고 향하였다.
굴 먹고 가자. 맛집일까?
#굴 먹고 가자 정말 식당 이름도 딱 와닿는 단어였다. 조금 엉뚱한 곳에 비닐하우스를 약간 개조해서 만든 어설퍼 보이는 식당이지만, 속은 꽉 찬 느낌의 굴구이 집이었다. 화물트럭이 지나가면 그 울림까지 느껴질 정도로 약간 불안한 곳이지만, 그 나름의 운치가 있었다.
영업시간은 월~금요일 주중과 일요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7시까지인데, 준비된 재료가 소진되면 당일 17시에 마칠 때도 있다고 한다. 우린 15시 정도에 도착했고, 17시쯤 다른 팀이 들어왔는데, 영업 종료라고 얘기하는 사장님의 목소리에 알게 되었다. 화요일에 방문했는데, 그 시간에 테이블이 이미 꽉 차 있었다.
4인석 10개 남짓, 그중에서 단체석 1개(7명 정도) 2인 테이블 6팀 정도 있었는데, 주중에 조금 외진 곳에 있는 식당에 생각보다 많은 손님들도 신기했고, 중간의 난로가 있는 풍광은 훈훈했고, 굴 요리만 딱 있는 메뉴판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메뉴가 같은 종류로 연결되면 왠지 더 맛있는 집 같다.
메뉴는 정말 무한리필 1인이 정답인 듯하다. 굴구이 소- 20,000원이고, 굴찜 소- 20,000원인데, 커플로 오게 된 우리는 두 종류를 시켜도 40,000원이니 무한리필이 정답이었다. 그리고 굴구이도 맛있지만, 굴찜이 예술이다. 거기에 마지막에 추가한 굴라면은 조금 질리게 될 때, 딱 시켜서 먹으면 깔끔하게 마무리가 된다.
사장님이 직접 담근 열무김치와도 궁합이 너무 잘 맞았다.
먹고 싶은 메뉴가 생각날 때, 그 것을 맛있게 하는 곳을 찾을 때, 그리고 먹고 정말 맛있을 때, 제일 행복하다.
식탐의 여왕 나는 오늘도 이렇게 새롭게 굴구이를 접하였다. 항상 굴찜 또는 석화나 김장에 들어간 굴을 먹다가 40대 들어서서 굴구이를 처음 먹은 이 순간. 또 행복한 기억이 하나 추가된다.
비록 가고 싶은 통영 굴구이는 아니지만, 가까운 곳의 한 번씩 들릴 수 있는 맛집을 찾아내서 기분이 좋았고, 거기에 계신 사장님의 푸짐한 인심과 하나하나 세심하고 꼼꼼하게 선별해서 석화를 준비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역시 맛이 있는 곳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