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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작

다른 생각이 들기 전에 몸부터 움직이자.

by So Harmony 소마필라
퇴근 시간 18시


18시가 되면 바로 휴대폰이 울린다. 남편의 전화다.


"자기 칼퇴?"

"10분 뒤 할 거야!"

"걸을 거야?"

"아니, 나 오늘 배고파서 바로 갈게."

"그래~ 빨리 와!"


그 통화가 끝나고 나면 바로 업무 정리를 하고, 노트북 전원을 끄고, 회사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는다.

발걸음은 출근 때 보다 가볍다. 다음날 쉬는 날이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오늘은 다음날이 출근이라, 콧노래까지는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빠르게 집으로 향한다.


다시 남편에게 전화를 건다.


"여보! 나 버스 타고 가다가 중간에 마을버스 갈아탄다! 정류장 앞으로 나와!"

"안 해!! 그냥 와!! 못 나와!!"

"왜? 좀 나와!! 좀 걸어야 하지 않아?"

.........


오늘은 데리러 나오지 않겠다고 강하게 말하는 남편에게 섭섭해하며 마을버스를 타러 걸어간다.

마을버스가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분, 그리고 거기에서 또 우리 집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남짓. 그리고 거기서 또 집까지 걸어가면 10분 합하면 28분이다.

그 시간을 계산하며 걸어갈까?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찰나, 나의 눈에 들어오는 자전거 거치대.


' 아! 맞다. 나 자전거 타면서 체력 길러야 하는데.. 흠...'


그래. 마음먹고. 그냥 하자.

체력을 하나하나 늘려놔야~ 내가 원하는 그 과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부터 시작이다. 퇴근할 때, 자전거 타기!! 약속 지키자.


항상 자전거 타고 퇴근하려고 하면 드는 생각들...


1. 정장 입었는데 불편하면 어떻게 하지?

2. 배가 고픈데 빨리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하지?

3. 코로나 심각한데, 혹시나 자전거 핸들에 바이러스 있으면 어떻게 하지?


그 외 다양한 변명들.. 흠.. 그냥 좀!! 하자!!! 변명은 넣어두고, 그냥 실행에 한 번 계속 옮겨 보기를 바란다.

이렇게 바로 행동으로 옮기고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살랑 거리는 바람과 함께 집으로 가는데 기분이 좋아진다. 변명과 핑계를 생각하기 전에 그냥 몸부터 움직이자. 우선 시작하자. 하나하나 조금씩 쌓아가면 체력은 더 좋아질 듯하다. 그래 오늘도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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