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적는 쪽지 - 숫자에 의미부여
03시에 눈이 떠졌다. 그리고 잠을 자지 못하다.
어제저녁에 더운 날씨 탓인가 두드러기가 또 올라왔다.
동생이 배달로 보내준 수제 햄버거를 퇴근하고 와서 허기짐에 순식간에 먹어 치우고,
탄산수를 맥주 대신 마시며 알레르기 약을 털어 넣었다.
*수제 햄버거는 코로나 걸린 남편을 위한 동생 부부의 사랑의 배달이었다.
남편이 현재 코로나가 확진되어 서로 각자 방에서 나름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다시 감염이 될까 두려워서 계속 혼밥을 하고 있다.
같은 날 걸렸다면 덜 힘들었을 텐데...
따로 번갈아 걸려서 서로 불편한 관계가 되었다.
그래서 애틋한 마음에 영상 통화를 하다 알레르기 약의 수면제 효능으로 일찍 잠을 청하였다.
그리고 오늘 뜻하지 않게 새벽 기상을 하였다.
따듯한 커피 한 잔을 내리고, 책을 읽다가 문득 새벽 고요함에 감정이 고조되어 글을 쓰게 된다.
오늘 출근하는 날인데, 갑자기 졸음이 쏟아 지려고 한다.
'다시 자? 아.. 그러면 못 일어날 거 같아..'
여행 가기 전, 설렘으로 새벽 3-4시에 일어난 적은 있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또렷한 정신으로 새벽에 일어난 적은 처음이다.
그것도 출근하는 날.. 오늘은 하루 종일 피곤을 달고 있겠다.
'그래도 내일 쉬는 날이니 괜찮아. '
8월 8일 이 두 숫자가 된 날이 뭔가 특별해 보인다.
8을 거꾸로 돌리면 무한대.
갑자기 예전의 나의 사진을 열어보게 되었고,
그리고 미래의 나의 목표를 적은 글들을 펼쳐 보았다.
나이 40대에 20대만큼의 열정과 에너지는 조금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꿈을 꾸고 열정을 품어본다.
더 빨리 정해진 테두리의 굴레를 벗어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경제적인 자유를 얻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 원하는 것을 한다.
결론은 경제적인 여유와 시간을 나의 마음대로 조절하는 것이다.
내가 나중에 시간적인 자유를 얻게 되면, 그 시간을 알차게 잘 활용해서 살 수 있을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회사에서 코로나로 유급휴직을 할 때, 한 달의 여유가 있었다.
그때, 나는 그냥 집에서 쉬는 것 같지 않게 쉬었고, 시간을 낭비하였다.
그때, 나의 마음에는 다시 돌아갈 회사라는 속박이 있었던 듯하다.
만약 나에게 경제적인 자유와 시간의 자유가 무한대로 생긴다면?
이 부분을 오늘 상상해봐야겠다.
조금 설레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