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영어 읽기의 핵심은 ‘읽기 자동화’입니다.
영어를 배우는 아이인데 영어책은 못 읽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학원에서 배운 책은 읽습니다. 수업 시간에 다뤘던 교재도 잘 읽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레벨의 영어책을 주면 읽기를 어려워합니다. 모르는 단어 앞에서 막히고 읽다가 멈춥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희 아이 이야기였습니다.
영어를 2년이나 다녔는 데, 영어책은 전혀 못 읽더라구요.
'영어를 배우는 데, 왜 책은 못 읽는거야?'
영어 학원 다니는 아이에게 엄마표 영어로 원서 읽기를 넣어 주었습니다. 읽기 훈련을 하니까 읽더군요. 읽기도 훈련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초등 영어 읽기의 목표는
많이 읽는 것도,
어려운 책을 읽는 것도 아닙니다.
읽기 자동화(Reading Automation) 입니다.
읽기 자동화란 무엇일까
읽기 자동화란
단어를 하나씩 해석하거나 문장을 분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의미를 이해하며 읽어가는 상태입니다. 우리가 한국어 책을 읽을 때 단어를 하나씩 분석하지 않는 것처럼 영어도 그렇게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이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EFL 환경에서 영어를 배웁니다
우리 아이들은 영어를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배우는 환경, 즉 EFL 환경에 있습니다. 영미권 아이들은 하루 종일 영어를 듣고 말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영어 노출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책을 많이 읽으면 된다'는 방식만으로는 읽기 자동화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단어 암기와 문장 해석 중심의 학습을 하면 아이들은 글의 흐름을 따라 읽기보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바로 막힙니다. 단어를 알면 읽고 모르면 못 읽습니다. 이해가 되면 읽고 이해가 안 되면 못 읽습니다. 결국 책 읽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초등 영어 읽기에서는 두 가지 읽기 방식이 함께 필요합니다. 정독과 다독입니다.
정독은 문장의 구조를 몸에 익히는 과정입니다
정독(Intensive Reading)은
단어를 분석하거나 문법을 공부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정독의 목적은 영어 문장의 구조를 몸에 익히는 것입니다. 정독의 핵심은 많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을 반복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 영어책 정독을 할 때 한 줄짜리 패턴북을 사용합니다. 한 페이지에 한 문장 책입니다. 영어책을 단어를 찾지 않고 읽어나가려면 그림이 있고 한 페이지에 한줄 문장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그림을 보면서 맥락으로 이해합니다. 한 페이지에 두 줄이 있으면 헷갈립니다.
아이들은 책을
듣고
읽고
녹음하고
써보고
문장을 바꿔 봅니다.
예를 들어
I play at the park.
I play at home.
이처럼 문장을 조금씩 바꾸어 보면서 아이들은 문장의 구조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이 과정은 영어 문장의 뼈대를 세우는 과정입니다.
다독은 읽기 노출량을 채우는 과정입니다
정독이 문장의 구조를 익히는 과정이라면 다독(Extensive Reading)은 영어 노출량을 충분히 채우는 과정입니다.
정독으로 익힌 문장 구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책을 많이 읽으며 영어 문장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다독에서는멈추지 않고 읽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처음에 매일 영어책읽기 시간을 정해놓고 부모님이 도와주시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루 10분도 좋습니다. 읽는 습관 잡기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방학 동안 아이들과 5주 100권 읽기를 진행 합니다. 저희 아이들 어릴때 해보고 효과가 좋아서 제 학생들하고도 진행합니다. 아주 얇은 책으로 매일 2권씩 5일 읽으면 10권 입니다. 오전에 2권 읽고 저녁에 한번 더 읽으면 일주일에 20권입니다. 주말은 쉽니다. 또는 주 2회 기준으로 수업에서 쉬운 책 다섯 권을 읽고 집에서 그 책을 한 번 더 읽습니다. 이렇게 읽어도 일주일에 20권이고 5주면 100권입니다. 한번 습관이 들면 개학하고도 이어서 읽습니다. 그렇게 1,000권을 읽습니다.
이때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애가 단어는 아나요?”
다독에서는 단어를 찾거나 해석하지 않습니다. 모르는 단어가 있어도 그림과 문맥을 통해 의미를 대략 이해하며 계속 읽어 나갑니다. 다독은 학습이 아니라 영어에 계속 노출되는 시간입니다. 다만 아이 수준에 맞는 쉬운책을 넣어줘야 합니다.
읽기 자동화는 다독과 정독이 함께 만듭니다
정독은 문장 구조를 익히게 하고 다독은 문장에 익숙해지게 합니다. 이 두 가지 과정이 함께 반복되면 아이들에게 서서히 읽기 자동화가 일어납니다.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은
단어를 하나씩 찾지 않아도
문장을 우리말로 해석하지 않아도
영어 책을 읽어낼 수 있게 됩니다.
이 단계에 이르면
학원에서 배우지 않은 책이라도
비슷한 레벨이라면 스스로 읽을 수 있습니다.
초등 영어 읽기의 목표
초등 영어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책 레벨을 올리느냐가 아닙니다.
읽기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상태.
읽기 자동화가 만들어지면
아이들은 영어 책을 스스로 읽는 독자가 됩니다.
그래서 초등 영어 읽기에서는
다독과 정독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를 함께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읽기 자동화가 만들어지는 순간
영어 읽기는
공부가 아니라
습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