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영어에 진심인 다정한 지쌤입니다. 오늘도 엄마표 영어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왜 엄마표 영어인가?
적고 나니 벌써 이런 속삭임이 들리는 듯합니다.
나는 엄마표 영어 안 하고 싶은데?
영어 학원 보낼 건데
'영어 울렁증'이 있으신 맘님들도 계실 테고 '엄마표 영어'라는 말속에서 '엄마가 아이 영어까지 가르쳐야 하나" 하는 부담도 느끼실 거예요. 이런 분들을 위해 주제를 살짝 바꾸겠습니다.
엄마표 영어는 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엄마표 영어는 어떻게 할까?
이 주제는 어떠신가요? 일단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니' 좀 들어볼 만하시죠? 우리는 엄마니까요. 내가 좀 하기 힘들고 귀찮아도 아이들 위해서 애쓰고 노력하는 엄마들이잖아요. 제가 엄마표 영어를 시도하는 맘님들께 오늘 드리고 싶은 메시지는 이거예요.
엄마표 영어, 가르치지 마세요.
함께만 해주셔도 충분합니다.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부담이 되지요. 저도 차라리 '문법, 독해 라면 알려주겠는 데, 이 어린아이에게 영어를 떻게 가르쳐야 할지' 난감했더랬어요.
아이들을 고등학생까지 키우고 나서 제가 느낀 점은 '그냥 그 시간을 아이들과 보낸 게 좋았다' 에요. 유치원에서 초등학교까지는 맨날 끼고 있어서 잘 모르시겠지만, 중학교만 가도 아이들은 엄마랑 놀지 않습니다.
어차피 육아의 반은 엄마 몫. 아이들과 뭔가 할 거리가 필요하지요.
아이들은 맨날 '심심해'' 우리 뭐 할까?'를 입에 달고 살지 않나요?
"엄마 이거 해야 하니까 너네끼리 놀아"
하면서 핸드폰 보지 마시고,
아이손에 핸드폰 쥐어 주지 마시고
아이들이랑 진심으로 놀아주세요.
아이들과 놀이터도 가고 공놀이도 하고 보드게임도 같이 해주세요. 그럴 때 영어 그림책 읽기도 끼워주세요. 영어책을 공부하듯이 읽는 게 아니라 아이들과 먼저 놀고 마무리로 영어그림책을 보는 거예요.
예를 들면 아이들과 미끄럼틀 타고 놀이터에서 돌아오면 손 씻고 오라고 하지요. 엄마가 맛있는 간식 해준다고. 그러면 아이들은 기분이 좋아서 식탁에 앉아요. 그때 저는 아이들 간식 준비하면서 영어 그림책을 펴줘요.
간식 기다리는 동안 그림책 한 권 읽기는 재빠르게 진행할 수 있지요. 몇 번 읽어서 익숙한 책이라면 음원은 안 틀고 그림만 봐도 됩니다.
아이들도 의리가 있어요.
엄마가 자기들이랑 실컷 놀아주고 맛있는 간식도 해주면 본인들도 엄마가 하자는 거 하나 해주고 싶어 해요. '엄마는 영어책 읽는 거 좋아하니까 우리 영어책도 한 권 같이 읽자'며 영어 그림책을 보지요.
영어책 5분을 읽기 위해선 최소 한두 시간의 투자가 필요해요. 아이들이 실컷 놀았다 느껴야 책을 읽지 자기들의 놀이 욕구가 먼저 충족되지 않으면 안 하려고 해요.
저는 영어책 1권을 읽어주기 위해 아이들과 진심으로 같이 먼저 놀아줬고 놀이의 마무리가 영어 그림책 읽기 루틴이 되었어요. 그래서 제가 제 아이들과 꾸준히 영어책을 같이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돌아보니 그 시간이, 아이들과 뒹굴고 놀았던 그 시간이 저도 참 좋았어요. 부모 자식으로서의 탄탄한 유대감, 정서적 안정감, 서로를 지지해 주는 마음, 충족감, 기쁨, 행복함... 이런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걸 지금에서야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 영어책 읽기에 '엄마가 영알못인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이들과 찐으로 놀아주고 소통할 수 있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아이 때 엄마랑 찐으로 소통하고 놀아본 아이는 사춘기가 되어서도 말이 잘 통합니다.
저의 아이들은 에너지가 넘쳐서 자기들이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좀처럼 엄마말을 듣지 않습니다. 처음에 영어책 읽는 습관을 잡고 싶은데 이 또한 쉽지 않았지요.
아이들이 본인만의 놀이에 집중하거나 할 때' 영어책 읽자' 하면서 흐름을 끊으면 한두 번은 말을 듣겠지만 결국 싸우고 안 하게 되지요.
그러던 중 제가 알아낸 사실은, '아이들은 힘이 빠져야 엄마말을 듣는다'입니다. 그 시간은 바로 '아침에 눈뜨자마자'와 '저녁에 잠들기 전'입니다. 장소는 안방 이불이지요.
사실 직장맘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어요. 주말에는 같이 놀이터도 가고 놀아주면서 잠깐이라도 영어책을 읽을 수 있지만, 주중에는 저도 회사 갔다 늦게 귀가해서 아이들과 책 읽을 시간이 없었지요.
그래서 아이들 자기 전에 내복 갈아입혀 놓고 이불 깔고 누워서 책을 읽혀보니 순순히 잘 따라오는 거예요. 엄마 오기만 기다렸으니 더 그랬을지도요.
그렇게 자기 전 몇 권을 읽고 밀린 얘기 하다 잠이 들고 아침에 아이가 눈을 뜨면 바로 영어책을 들이밉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바로 골든 타임을 사수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아무 간섭 없이 책 읽는 습관 잡기의 핵심이지요.
아이가 일단 방문을 열고 나가면 거실에 장난감도 있고 TV 도 있고, 유혹거리들이 많습니다. 그럴 때 아무리 '엄마랑 영어책 읽자'라고 해도 아이는 이미 본인 눈에 꽂힌 활동으로 들어가지요.
직장맘이었던 저는 밤에 잠들기 전 아이들과 책 읽는 습관은 매일 들였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책 읽기는 주말 아침을 활용했어요. 자기 전에 미리 내일 아침 읽을 책들을 누워서 손 뻗으면 닿을 위치에 놓아두었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아이들과 영어 그림책 몇 권을 같이 읽었지요.
그 시간에, 영어책 몇 권 읽는다고
영어가 드라마틱하게 느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영어책 읽는 습관 잡고
영어책이 익숙해지게 하는 데 일등공신이었던 것 같아요.
마치는 글
저는 왜 엄마표 영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영어 학원을 보내도
아이들 아침에 눈뜰 때, 저녁에 잠들 때
책 읽어 주는 사람은 엄마밖에 없습니다.
아이랑 놀이터에서 한 시간 놀아주고
간식 주면서 영어책 읽어 줄 사람은
엄마밖에 없습니다.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그냥 아이랑 함께 하세요
온전히 놀아주고 사랑해 주세요.
그 빈틈에, 찰나의 순간에
영어도 조금 넣어주세요.
엄마가 영어를 가르치려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아이들도 편합니다. 조금 느슨하게 시작해야 오래갑니다. 아이들이 제일 행복한 그 시간에 영어책도 맛보기로 넣어주세요.
그리고 필요하면 사교육의 도움도 받으세요. 엄마표 영어라고 엄마 혼자 100% 끌고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엄마랑 편하고 행복하게 영어를 접한 아이들은 학원에 가서도 잘 적응합니다. 아이가 영어책 읽는 습관 잡아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