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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지쌤 Oct 21. 2023

엄마표 영어_영어 그림책이 처음이라면

처음 아이들과 엄마표 영어를 하기로 결심하고 시작한 거는 영어 그림책 사모으기였습니다. 온라인 카페에서 눈동냥을 하고, 영어 전문서점에 가서 알록달록 예쁜 그림책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예쁜 영어 그림책을 볼 생각만으로 얼마나 황홀하던지요. 하지만, 매일 한글 그림책 읽고 한글 만화 보던 아이들에게 영어 그림책을 읽히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엄마표 영어 어렵다


저희 아이들은 영어 그림책에 반응이 없었습니다. 평소에 영어 노출도 전혀 없다가 엄마가 갑자기 영어 그림책을 들이민다고 해서 아이들이 영어 그림책을 읽지는 않겠지요.


생각해 보면 너무 당연한 건데 그때는 왜 그리 서운했을까요? 아마 이미 내 마음대로 사버린 영어 그림책값에 대한 본전 생각은 아니었을까요? (영어 그림책이 좀 비싸더라고요)


영어 거부하는 아이

심지어 5살이던 둘째 아이는 제가 영어 음원을 틀면 "CD 꺼" 하면서 귀를 막고 소리를 질러댔지요. 이미 모국어에 익숙하던 아이에게 갑자기 들려오는 영어 소리는 이상한 외계어였나 봅니다.


어쩔 수 없이, 영어 그림책들은 책장에 장식용으로 두고, 가끔씩 영어 그림책 읽기를 시도해 보았지만, 두 아이들은 영어 그림책 읽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렇게 엄마표 영어를 시작도 하기 전에 지쳐 가던 어느 날, '오늘이 영어 그림책은 마지막이다'라는 심정으로 영어 음원을 틀었습니다.




리듬감 있는 영어 그림책이 아이를 춤추게 한다.

음원을 틀고 마루에 앉아 영어 그림책을 보여주자, 갑자기 둘째 아이가 일어나서 둠칫 둠칫 춤을 춥니다. 어떤 책이었기에, 영어를 그토록 거부하던 우리 아이를 춤추게 했을까요?



리듬감 있는 단어들 boogie, woogie, oogie


지금 봐도 이 곰돌이의 춤추는 모습은 절로 춤을 불러옵니다


[노부영] The Animal Boogie /출판제이와이북스(JYBooks)

*노부영: 노래로 부르는 영어의 줄임말로 수준 높은 영어 노래와 그림책을 제공한다. 출판사는 제이와이북스이다.


바로 노부영의 The Animal Boogie인데요, 노래도 흥겹고, boogie, woogie, oogie 리듬감 있는 단어가 반복됩니다. 영어에서는 라임 (rhyme)이 중요한데, 아이가 부기, 우기, 우기 라임이 재미있었나 봐요.


게다가 그림을 보세요. 커다란 곰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잖아요. 아이는 그림을 보자마자 본인도 곰처럼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큰 아이도 이에 질세라 일어나서 엉덩이를 흔듭니다. 


저는 영어 그림책을 시도한 지 1년 만에 아이들이 춤으로 반응하는 이 광경을 믿을 수가 없어서 같이 춤을 췄어요. 그렇게 한바탕 춤을 추고 나서야 아이들은 바닥에 철퍼덕 앉아 영어 그림책을 구경했지요. 


영어 단어, 해석 이런 거 하나도 없었고, 그냥 음원 틀고 그림만 본 것 같아요. 노부영 CD는 좋은 게 한번 틀어놓으면, 노래도 나오고 책도 읽어주고 해서, 그냥 틀어놓고 책을 여러 번 볼 수 있어요.


아이들은 '여기 곰', '원숭이', '으악 뱀이다.' 이런 반응을 보이면서 영어 그림책을 흥미 있게 보기 시작했고, 저는 이때다 싶어서 아이가 '곰'하면 'bear', 원숭이 하면 'monkey' 이렇게 동물 단어 인지만 시켜준 것 같아요. 


지금 돌이켜 보니, 영어 음원에 맞춰 춤을 추고 영어 그림책을 보던 것이 그때 우리 집의 하나의 리추얼이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은 춤을 추면서 신나 했고,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을 온몸으로 즐겼지요. 매일 반복되는 이 작은 댄스파티 덕분에, 저와 저희 아이들은 영어 그림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나오는 영어 그림책을 아이들은 좋아한다

이렇게 영어 그림책을 댄스 음악으로 활용하던 저희 집에 새로운 그림책이 들어옵니다. 


바로 노부영의 Whose Baby Am I?


보이시나요? 아기곰, 아기 부엉이, 아기 판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기 동물들이 나오고, 그 아기 동물들의 엄마도 나옵니다.


아이들은 영어 그림책에 아기 동물과 엄마가 나오면 굉장히 좋아합니다. 아이는 엄마가 온 우주이기에, 그림책에 나오는 귀여운 아기동물과 엄마를 보면서 감정이입을 하고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제목은 Whose Babay Am I?

나는 누구의 아기일까요?

우와 이 아기곰 너무 귀엽게 생겼다.

우리 한번 빨리 볼까?"



"우와 이 아기는 누구 아기일까?"

"병아리?" "새?" 

눈이 동그랗고 엄청 크네.

넘겨볼까?"



"여기 엄마 올빼미랑 아기 올빼미가 있네"

'I am Owl's baby.' 

'나는 올빼미 아기예요'

"아~ 올빼미 새끼였구나'


이렇게 그림을 한 장 한 장 넘겨 가면서, 아기 동물과 엄마를 보고, 'Whose Baby Am I?' 제목 그대로 질문을 던져 봅니다. 'I am 00's baby.'라는 영어 문장이 반복되었기에  "I am mother's baby'라고 대답을 할 수도 있고, mom이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여기서 잠깐

중요한 거는 영어가 아니라 관계

엄마표 영어를 하고 싶은 많은 엄마들이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먼저 표현하세요. 그런데 말이지요. 저는 엄마표 영어를 이제 막 시작하는 맘님들께 '영어'가 아니라 '관계'가 먼저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영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아기 동물들이 엄마동물이랑 같이 있는 이 순간에, 우리 아이들도 엄마 옆에 있다는 게 중요하지요. 


'나도 우리 엄마 있다'

뭐 이런 자신감!


요럴 때, 아이들을 꼭 안아주기만 해도 엄마와 아이들의 사랑과 신뢰 관계가 구축됩니다. 



'나는 엄마에게 사랑받는 존재구나'



이런 믿음은 영어 학원 선생님들이 절대 주지 못합니다. 엄마가 영어를 못해도, 엄마랑 영어 그림책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마치는 글

엄마표 영어라고 하면 '나 영어 못하는 데' 하며 엄마의 영어 실력에 덜컥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엄마표 영어에서 엄마의 영어 실력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학교 실력이면 충분하지요. 


하지만 

내 아이의 영어 시작을 함께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이가 제일 좋아하고 의지하는 엄마이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육아의 반은 엄마의 몫이고

아이의 어린 시절 엄마의 영향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


영어 노래에 맞춰 춤만 춰도 되고

영어 그림책을 보면서 단어 몇 개만 영어로 말해줘도 됩니다. 

Bear, Monkey... 저희 아이들은 동물 이름을 영어로 말해주면 좋아하더라고요.


그 시간을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해 보세요.


영어를 가르쳐야 된다는, 

잘해야 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온전히 아이와 하나 되는 시간

엄마가 네 옆에 있다는 안정감을 주세요.


아이는 그 시간에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 엄마가 진심으로 나랑 놀아주는구나'

'엄마랑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참 즐겁다'

는 긍정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엄마랑 함께 하는 이 즐거운 시간에

영어를 하면 어떻고 숫자를 세면 어떨까요?

어차피 우리 엄마랑 노는 게 제일 재밌는 데요.


처음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는 

영어 그림책을 시작하는 모든 엄마들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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