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 있어요

벌거 벗겨진 밤

by 밥티스트

만남 ᆢ

출근해서 아이들과 마주했다

내가 이곳을 선택하고 온 이유는

이아이들에게 미용 기술을 가르쳐서 자격증을

취득시켜 사회로 돌아갔을 때 다시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일이 나에게 주어진 일이다


나의 작고 소박한 꿈은 이렇게 시작되는데

막상 교실을 들어서니 그 꿈이란 것은 1분 안에

파시삭 깨져 버렸다


하늘색 운동복을 입은 아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운동복에 한껏 멋을 내고 들어왔는데

약간은 유치해서 웃음이 쿡 하고 흘러나오는걸 억지로

참았다


어떤 아이는 운동복 바지를 한쪽을 걷어 올리고

어떤 아이는 운동복 안에 흰 티를 받쳐 입고 깃을 세우고

머리를 다양하게 묶어 개성을 뽐냈다

그리고는 온갖 불량한 표정을 연구했는지 하나 같이

얼굴과 몸에 장착하고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용기술은 가위를 다루기 때문에 사고 예방을 위해

아주 모범생들만

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시험을 보러 외부로 나가야 하는 날도 있어서

원생들에게는 이수업을 몹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나는 무사히 매년 열다섯 명의 아이들에게 자격증 한 개씩 쥐어줘서 사회로 복귀시키고 싶었다

나는 인사를 간단히 하고 아이들에게 마네킹과 빗 롯드를

나눠 줬다


아이들은 시큰둥해 있다가 갑자기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조금은 무섭기까지 해 보였던 얼굴들이 아기처럼 흥분하기

시작했다

머리를 빗기고 따보고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아이들이 진짜 화려한 옷을 입고 유흥 업소에서 남작들을

상대로 윤락행위를 하던 아이들인가 할 정도로 순수해 보였다


낮과 다른 밤

나는 일주일 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수업을 하게 되는데 첫날밤 당직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과 저녁을 먹고 티브이 보는 시간을 잠깐 가 졌다

저녁을 먹고 티브이 보는 시간을 두 시간씩 주고

목욕탕 쓰는 시간을 한 시간 주고 점호 후에 소등하고

취침한다는 사감 선생님의 지시사항을 듣고 아이들

점검을 위해 나갔다


기숙사에 도착했는데

아이들 중 눈에 띄게 엄청 예쁜 아이가 하나 있었다

그 아이가 걸레통에 걸레를 담아 총무님 방청소를

한다고 빠져나갔다

여기는 화장실도 모두 2인 1조로 다니게 되어 있는데

그 아이는 아주 자연스럽게 혼자 기숙사를 빠져 나갔다


나는 아무도 그 아이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기에 그냥

기숙사 점호를 시작했다

처음 해보는 점호가 떨리고 어색했지만 한방 한방

위험 요소가 없는지 살피고 아이들과 대화 금지라

눈으로 아이컨텍을 하며 천천히 돌았다


기숙사에서 나와 당직실로 돌아가는데 아까 나갔던

그 아이가 힘없는 표정으로 총무님 방에서 나와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살짝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지만 그 아이는 이내

고개를 돌려 버렸다

나는 이날을 오랫동안 아프게 기억하게 될 줄 몰랐다


#누군가에겐 끝없는 밤

어벙한 모습으로 시작한 미용 선생님의 내 첫날이

이렇게 저물어 갑니다

씻으려고 목욕탕을 들어서려는 순간 ~

에~~~ 엥 하는 짧은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이내 경비팀의 호루라기 소리가 급박한 상황임을

알렸다


나는 빠르게 옷을 입고 뛰어 나갔다

기숙사로 선생님들과 경비팀이 뛰어가고

있었고 나도 그 뒤를 쫓았다


기숙사에 들어서자마자 경비팀은 아인들을 엎드리라고

윽박지르고 방에서 내다보는 아이에게 경비봉을 휘둘렀다

배를 맞은 아이들은 푹하고 고꾸라졌다


맨 끝방으로 달려갔다

아이 하나가 청소용으로 쓰는 크레졸을 마셨다고

한다

경비팀 아저씨가 구토를 하고 축 쳐진 아이를 둘러메고

보건실로 뛰었다


이상한 건 아무도 경찰인 나 소방서에 구조 신고를 안 한 다는 거였다

나는 사무실로 달려가 전화를 하려 했으나 사감이 이내

전화 수화기를 빼앗다시피 내려놓고는 방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나에게 명령하듯이 하는 태도가 불쾌했지만 나도 놀란 터라

방으로 돌아갔다


시계를 보니 열두 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삼십여분 이 지났을까 사감 선생님이 노크를

하고 조용히 손 짓으로 나를 불러냈다


지금 일어난 일을 외부에도 발설하지 말 것을

다짐받고 잠시 후에 있을 일도 설명해 주었다

새벽 한 시

기숙사로 전 직원과 선생님이 달려갔다

사감 선생님과 경비팀은

아이들을 모두 옷을 발가 벗겨 목욕탕으로 집결시키고

나와 자수 선생님 보건 선생님은 아이들의 사물함에서

액체로 된 모든 제품을 수거했다


또 다른 자살행위를 예방하기로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끝방 옆에 있는 목욕탕에 가까이 다가갔다 충격적인

장면을 보게 되었다

사감의 지시에 따라 경비아저씨들이 고무 호스로

물을 뿌려대고 있었고 아이들은 소리를 질러댔다

말이 아이들이지 그중에는 사감보다 나이 많은 여인도

더러 있었다


사감이 앙칼진 목소리로 외쳤다

니들은 앞으로 샴푸 스킨도 못쓸 줄 알아 ~

너희 같은 것들은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해 줄 필요도 없어

라며 방방거렸다


아까 그 아이가 아마도 자살을 하려고 크레졸을 모아 마신

모양이다

그로인해 기숙사 내에 있는 액체로된 물건들은 압수

조치 하는거였다


사감은 이내 아이들에게 이번 일을 통하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 안 되고 이일을 부모님 면회 올 때 얘기해서도 안된다면

서 다짐에 다짐을 받고 아이들을 방으로 돌려보내줬다


아마도 아까 그 약을 마신 아이는 내가 초저녁에 본 총무 할아버지 사택 청소를 갔던 아이 인듯 싶었다

그 아이가 눈에 띠지 않는 것 같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아이는 총무님의 총애를 받아서

유일하게 혼자 다닐수 있는 원생 이였고 여러가지 혜택을

누리고 있던 아이였다고 한다


이유는 슬프지만 지금 모두의 생각에 떠오르는 그이유가 맞다

그 아이가 청소 할때 마다 받은 크레졸용액을 모아서

마신것 같다


나는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이상황에 어찌할바를

모르겠고 가슴 이 뛰기 시작했고 오늘 하루가 꿈만 같았다

속으로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수없이 반복했다


분에 못이겨 씩씩대며 나오는 사감에게 쭈뼛쭈뼛 인사를 하고 방으로 돌아가는 척하다가 보건실로 살짝 들어가 보았다

보건실 침대에 아까 보았던 그 예쁜 아이가 파리한 얼굴로 축 늘어져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손을 잡고 괜찮니 하고 물었다

아이는 내가 잡은 힘없는 손을 온 힘을 다해 빼버렸다

그러고는ᆢ 꺼져 이년아 하고 뒤돌아 누웠다


나는 그아이의 거친 행동에 너무 놀라 흠칫하고 일어났다

그러다 다시 용기 내서 이불을 어깨까지 덮어주고는

잘 쉬어라 하며 나오는데,


그 아이가 흐느끼는 소리로 저기~ 하고 나를 불렀다

나는 왠지 모르게 그 아이가 불러줘서 갑자기 기뻤다

왜 뭐 필요하니 하고 다가갔다

내일 병원 나가는데 같이 가줄 수 있어?

하고 반말로 묻는다

살짝 기분이 나빴지만 사실 이 아이가 나보다 어린지

위인지도 몰랐고 뭐 욕도 했는데 반말은 왠지 당연 하게 느끼면서 다시 곁으로 다가갔다

아이는 자기 내일 병원 갈 때 같이 가줄 수 있냐고

처음 보는 나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음 ᆢ 물론이지 사감 선생님께 내가 같이 가게 해달라고

해볼게 ᆢ


아이를 안심시키고 방으로 돌아왔다

긴 하루가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내일 또 어떤 놀라운 일이 일어날까?


이 영화같이 놀라운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너무 지치고 힘들어 오늘은 침대에 눕기로

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 여기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