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6일
어제는
정월대보름이라고
오곡밥과
나물도 하고
아침부터
부럼이라고
땅콩도
깨물어 먹었다.
아침도 먹기 전에
땅콩부터
깨물어 먹으라는
내 성화에
아들 녀석은
정월대보름이
무슨 대수냐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마지못해
땅콩 몇 개를
집어 먹는다.
나도 저 나이 때
딱 그랬다.
호두며 땅콩을
쥐어주고
먹기 싫은 오곡밥에
갖가지 나물에 분주한
엄마에게
짜증부터 부렸다.
솔직히
정월대보름이니
부럼이니
의미도 모르겠고
잡곡밥 싫어하는
식구들의 궁시렁과
고생한 표도 안나는
나물이지만
1년에 딱 한번
정월대보름이라
챙겨 먹는 부럼과
오곡밥, 나물의
그 소소한 재미가
좋다.
언젠가부터
그런 소소한 게
좋아졌다.
그 시절
우리 엄마도
나 같은
마음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