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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동자 Aug 23. 2022

8월 15일 ~ 8월 21일

33주

다시, 광복절

8월 15일. 월요일


더위에 시간 가는 거 모르고 지내다 보니

오늘이 그저 말복인 줄 알았지

광복절인 걸 깜박했다.


이제는 말하기도 입 아픈

여전히 뻔뻔한

그리고 날이 갈수록 더 철면피가 돼가는 일본과

그보다 더 미운 이 땅의 앞잡이들


식민지의 아픔과 치욕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다.




코로나 후유증

8월 16일. 화요일


유난히 피곤하고 무기력한 게

그저 갱년기 탓이려니

아니면 나이 탓, 여름 탓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코로나 후유증의 하나가

무기력, 만성 피곤이란다.


혹시 나도?

이제 코로나 걸린 지 100여 일이 지났다.

많이 나타난다는 미각이나 후각 상실도 없고

만성두통이나 마른기침도 없어 안심했는데

온몸이 천근만근 이 피곤함의 정체가

코로나 후유증일 수도 있다고?


영양제라도 더 챙겨 먹어야 하나?




무계획

8월 17일. 수요일


계획이라면 한 계획이라고 자부하던 나다.

비록 완벽한 계획 세우느라 너무 피곤해서

계획 첫날부터 녹아웃이 되는 게 단점이라 그렇지,

그래도 계획만큼은 참 잘 세웠는데 말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제는 계획 세우기가 너무 힘들다.

계획을 세우려고 수첩만 펼치면 왜 이리 졸린지...

계획을 잘 세운다고 다 실천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안 세울 때보다 조금이라도 더 하게 된다.


이제는 아예 계획조차 세우기 힘드니

아예 뭘 시작조차 안 하게 된다.




서예강좌

8월 18일. 목요일


주민센터에서 하는 서예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집 앞에 있는, 문자 그대로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는데

처음 가 보았다.


소위 뺑뺑이, 추첨식으로 수강생을 뽑는데

그동안은 신청하는 족족 떨어져서 포기했는데

이번에는 신기하게도 2개나 당첨이 됐다.


코로나로 꼭 만날 사람도 제대로 못 만나다가

이리 낯선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신기하고

정말 오래간만에 무언가를 정식으로 배우는 것도 신이 난다.


그리고, 진짜 오랜만에 서예 붓을 잡으니

마치 내가 한석봉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다.

물론, 결과물과는 별개로 기분만.




코스모스 졸업

8월 19일. 금요일


아들이 졸업을 했다.

정확히 말하면 학교에 기사 졸업장을 찾아왔다.

소위 말하는 코스모스 졸업, 가을 졸업인데.

학사모, 가운 입고 기념사진도 없다.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졸업식 자체를 안 한단다.

내년 겨울 졸업식에 통합해서 한다고 한다.


아무리 가을 졸업생이 몇 명 없어도 어이가 없다.

서운한 마음에 졸업장 찾아온 아들과

오랜만에 외식을 했다.


변하는 세상만큼 졸업식 풍경도 바뀐 건가 싶지만

그래도 많이 서운하다.




레드와인

8월 20일. 토요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 나오는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수도원의 와인 샘을 보았다.

한동안 와인에 꽂혀서 이것저것 종류별로 먹던 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흥미를 잃었었다.

그러데 순례길 와인을 보니

잡자기 레드와인이 확 당긴다.


마침, 식료품 창고를 뒤져보니

전에 사놓은 레드 와인이 아직 남아 있다.

기분 좋게 레드 와인을 따고 보니

예상했던 맛은 아니지만

기분만은 최고다.




다시, 햇볕이 쨍쨍

8월 21일. 일요일


한동안 비가 오락가락하고 날씨도 흐려서

쨍하게 해가 난 게 언제인지 잘 모르겠다.


오래간만에 베란다 가득 해가 드는 걸 보고

서둘러 빨래를 해서 널었다.

뭐니 뭐니 해도 빨래는 햇빛에

빠짝 말려야 제맛이다.


뽀송뽀송한 감촉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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