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다니는 요가원에는 거울이 없다.
난 무조건 새벽 시간에 수련을 하겠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선택지는 거기뿐이었다. 요즘엔 웬만한 카페 못지않게 인테리어가 훌륭한 곳이 많은데 거울도 없는 요가원이라니. 거울이 없으니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지는 온전히 내 느낌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난 후굴 동작에 굉장히 약하다. 아래 사진은 1년 반 전 모습인데... 배경이 없었으면 어쩔 뻔! 그냥 서있는 모습이라 해도 할 말이 없다. 저 뻣뻣한 동작을 하면서도 머릿속에선 r 모양일 거라고 상상했었다는.
21년 5월 진도쏠비치열심히 연습한 결과 이제는 완벽한 r 이 되었습니다!
.
.
.
였다면 참 좋겠지만..
아직도 내 몸은 크게 다르지 않다.(흑;)
남편이 사진을 찍어주면서 이게 다야? 하는 듯 쳐다본다.
유튜브 선생님한테 물어보니 후굴은 골반을 앞으로 밀어야 한다고. 사진으로 보니 골반이 아니라 허리를 쓰는 게 확실히 보인다. 요가원에서는 내 모습을 볼 수가 없으니 사진으로라도 변화를 기록해 보자.
다행인 건 이제 거울이 없는 곳이 편해진 것 같다.
새벽에 부스스한 머리를 안 봐도 돼서 좋다. 접히는 뱃살이 안 보이니 더 좋다. 그저 눈을 감고 완벽한 아사나 모습을 상상하면 정말 그렇게 된 것 같다.
뱃살이 접혀도, 막대기 같아도, 그냥 지금 이 순간 느껴지는 감각이 좋다. 평소에 못 입는 크롭티도 가끔 입어본다. 자의식을 떨치고 편하게 숨을 삼키고 내뱉는다. 현실을 사는 힘을 여기서 얻는다.
거울 없는 이 요가원.. 혹시 의도한 건가요?
아니어도 뭐.
그냥 여기가 좋고,
그냥 요가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