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night Moon
초록색 벽이 있는 방이다. 창 밖에는 하얀 달이보이고, 모닥불이 타고있는 벽난로 위에는 액자가 있다. 창문틀은 빨간색이다. 언듯 보이는 방의 바닥 색깔도 빨강색이다. 빨강과 초록의 대비가 돋보이는 이 그림책은 마가렛 와이즈 브라운이 글을 쓰고 클레멘트 허드가 그림을 그린 잠자리 책이다. 초록과 빨강의 색깔 배합은 평범하진 않지 않은가. 이 배색을 보면 나는 '아멜리에'가 생각이 난다. 어떤 이는 크리스마스가 떠오르려나, 혹은 포인세티아 일지도 모르겠다.
'아멜리에' 영화를 아시나요. 사랑스러운 아멜리에. 프랑스 영화인데, 장피에르 주네 감독의 대표작이며 오드리 또뚜가 짧은 단발머리로 등장하여 주인공 아멜리에를 연기한다. 이 영화를 보고 아코디언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하고 찾아보기도 했었다. 영화 OST에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빨강과 초록이 신기한 미장센을 보여주는 이 영화를 안본 분에게는 독특한 캐릭터. 귀여운 것들을 좋아한다면 보기를 추천해 본다.
빨강과 초록의 대비는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Goodnight moon'도 그렇다. 집 실내를 보여주는 일러스트는 깔끔하다. 각 문구에 맞춰 실내의 각 소품들이 비춰진다. 내용은 방 안의 사물들을 먼저 소개한다. 초록색 방 안에 장갑이 있었어요. 시계가 있었어요. 고양이가 있고, 액자가 있어요. 이렇게 방 안의 각 사물들을 알려주고 그 다음에는 방의 불이 꺼진듯 그림의 채도가 어두워지고, 각각의 소개된 사물들에게 하나하나 굿나잇 인사를 한다. 재미있는 점은 보이지 않는 소음들에게도 굿나잇 인사를 하고 심지어는 Nobody에게도 잘자 인사를 한다!!
한 번 방의 물건들을 언급하고, 다시 인사하며 반복하는 것은 꼭 텔레토비 같은 진행방식이다. 텔레토비를 아이들이 좋아한다는데 똑같은 이야기를 두번 보여주는 방식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까. 반복되는 Goodnight은 운율을 만들어내고 마가렛 와이즈 브라운의 특유의 시같은 노래같은 글이다. 내용 중에는 'Cow jumping over the moon'이 등장하는데 이 부분은 'Hey Diddle Diddle'이라는 영미권에서 유명한 마더구스 노래를 알고 보면 좋다.
Hey Diddle Diddle
Hey diddle diddle, the cat and the fiddle
The cow jumped over the moon
The little dog laughted to see such fun
And the dish ran away with the spoon
소는 달을 넘어 뛰어오르고, 접시는 숟가락과 함께 달린다. 당최 무슨 말인가. 하지만 재미있지 않은가! (이 노래 느낌이 어떤 면에서는 아멜리에 영화의 느낌이기도 하다.) 'Goodnight moon'에서는 이 널서리 라임을 떠오르게 하는 액자가 등장하는 것이다. 아마도 책 속에서 헤이디들디들 노래를 아는 아이는 그것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아는 것이 나온다고 얼마나 좋아할까!
이 노래에 등장하는 'over the moon'이라는 것은 매우 기분이 좋은 것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데 그것을 알고나면 오즈의 마법사의 OST인 'Somewhere over the rainbow'가 떠오르게 된다. 무지개 너머의 다른 곳을 꿈꾸는 꿈과 희망을 표현한 것인데, 두 표현 모두 현실을 뛰어넘는 환상적인 느낌을 전달하는 것은 같은 듯하다. 어쩌다 영어그림책을 소개하다가 아멜리에를 거쳐 오즈의 마법사까지 이르렀네.
마가렛 와이즈 브라운은 수많은 아이들 책을 남겼는데, 다음에는 그 중 한 책을 골라 소개해 보겠다.
GoodNight Nobo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