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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그림책 수업을 추구하는가

말랑말랑해지는 순간이 필요한 아이들

by 엄마가 된 선생님

내가 처음 초등학교 교사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는 어린아이들이 마냥 귀여워 보였다. 순수하고 맑은 웃음과 그런 생각만 할 것 같은 아이들이 내가 만날 아이들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의 아이에 대한 이미지가 어떠한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물론 이런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지금 보아도 아이들은 순수하다. 어른에게 없는 그런 아이다움이 있다.


그럼에도 나는 아이들에게 말랑말랑 해지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많은 분들은 요즘 아이들이 학원에 치여 너무 바쁘고 정갈하고 빡빡하게 짜인 스케줄을 맞추느라 바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신다. 맞다. 이런 아이들에게도 말랑말랑 해지는 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학원뿐이면 낫다. 이런저런 상처에 말 못 하고 다른 방법으로 푸는 오늘의 아이들을 보면 참 안쓰럽다. 심술부리고 싶고 고집도 부리고 싶고 말하기 싫은 그 아이들에게 마음속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말하게 하고 웃게 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누리게 해주고 싶어 진다.


그렇게 해주는 방법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그림책을 선택했다. 신기하게도 그림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은 그 순간 책에 몰입한다. 몰입하고 몰두하고 주인공이 되어보기도 한다. 아이들의 순수함이 들어있는 마음의 문을 두드릴 수 있고 상상력의 물고를 틀 수 있는 방법이 나는 그림책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림책을 읽는다. 아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그 순간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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