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첫째 노랑이는 올해로 다섯 살이 되었다. 3월에는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있다. 유치원에 간다고 하니 본격 어린이 레벨에 입문한 기분이랄까? 감회가 새롭다.
막상 입학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잘 적응할 텐데, 별일 아니었구나 생각하고 안도할 텐데. 대부분의 아이들은 3월 한 달이 지나면 원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을 교사로서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지만, 엄마의 입장이 되니 걱정되는 마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보다.
아동 발달에서는 만 0-2세를 영아기, 만 3-5세를 유아기로 구분한다. 구분이 된다는 건 두 시기 사이에 여러 가지 발달 상 변화가 일어난다는 뜻이다. 유치원에 입학하는 시기인 만 3세, 즉 우리 나이 5세는 유아기로의 첫 전환을 맞이하는 시점인 거다.
영아기와 유아기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미국의 정신분석학자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에 따르면, 영아기에 이루어야 할 발달 과업은 타인과 세상에 대한 '신뢰'를 쌓고 자신의 신체 활동이나 움직임에 대해 '자율성'을 가지는 것이다. 이 시기에 배변훈련을 시도하는 것 역시 신체에 대한 자율적 조절 능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유아기에 들어서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주도성'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업이다. 주도성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직접 해보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목표를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탄탄하게 길러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포함해 5-7세 나이의 자녀를 가진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하지 못하는 것을 '대신해주는' 것에서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적절한 도움을 주는' 것으로 전환이 되어야 한다.
1.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조금 어설프더라도, 때로는 오래 걸릴지라도) 스스로 하도록 기다려 줄 것.
2. 도움이 필요한 일은 적절한 수준의 도움을 제공하여 결과적으로는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
3. 도움을 받아도 스스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문제는 대신해주되, 그 과정을 아이와 함께 하며 차근차근 익혀나갈 수 있도록 할 것.
교사나 전공자의 눈으로 볼 땐 너무나 답이 명확한데, 엄마의 눈으로는 답이 잘 보이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 그럴 땐 늘 관점을 바꾸어 생각해보려고 한다. 그러면 조금 더 편안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나와 아이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불안해하거나 조급해하는 대신, 지금 시기에 내가 부모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그리고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되새겨보며 나와 노랑이에게 다가올 변화를 담담히 반겨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