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희정서재’에 작정하고 들고 간
관찰력은 보는 대상에 감정이입을 하거나 감탄할 줄 아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감탄하는 마음이 관찰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p.27.)
어른이 된 이후의 감탄은 결심에서 나옵니다. 나는 이제부터 여기 앉아서 구름을 보겠다. 늘상 보던 구름이지만 저겻이 흥미롭게 느껴질 때까지 앉아서 바라보겠다고 결심하면 됩니다. (p.111)
아이들은 모두 시인으로 태어납니다. 아이의 시선에서 배우세요. 성과주의의 논리가 통하지 않는 세계가 거기에 있습니다. (p.208)
‘내가 무얼 해줘서 아이를 이렇게 만들겠다’라는 강박을 좀 내려놓아야 해요. 부모가 놀 거리를 잘 짜줘야 한다는 생각도 필요 없고요. 자꾸 뭘 해 주고 뭘 사 줘야 할 것 같다는 조바심이 들 때는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돈으로 사서 해결하는 게 제일 쉽고 가장 효과가 없다’라고요. (p.227)
살아 있는 사람의 피부는 숨을 쉬고 있기 때문에 시시각각으로 변합니다. 무르기 때문에 찌르면 아픔을 느끼고요. 서투름은 살아 있음의 증거입니다. 인간미는 서투름에서 나옵니다. (p.236)
열 번의 인터뷰를 하기 위해 6,708킬로미터를 오가며 내가 듣고 싶었던 말, 지독한 완벽주의자의 나라에 사는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결국 이것이었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 그러니 부디 다른 누군가가 되려 하지 말고 나를, 당신을, 우리를 더 믿어주자. 시도하자. 공백을 깨트리자. (p.287)
- 최혜진,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중 발췌
어떤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감탄이 아픔을 동반하면 나는 그 창작자와 사랑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