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아기 사자 : 달작가 글뚜레의 소설(이야기책) NFT
“얘기 못 들었어? 미스터 지, 내일 촬영이야.”
차에서 내리자마자 현지 진행을 총괄하는 샐리가 내게 다가왔습니다. 무슨 소리야, 나 내일 쉬는 날인데? 되물었습니다.
“촬영팀 절반이 식중독으로 고생 중이야. 어제 저녁 식사에 문제가 있었나 봐. 몸 성한 사람이 미스터 지랑 몇 명밖에 없어서 스케줄을 바꿨어.”
선배는? 이라는 질문에 샐리는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습니다. 그럼 나 혼자 나가라고? 묻자 샐리는 코디 차량이 함께 갈 거라고 답했습니다.
“뭐 중요하게 촬영해야 할 게 있나 본데? 네 선배가 그러더라. 네가 꼭 가야 한다고.”
무슨 소리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중요한 촬영이라뇨. 팀에서 제가 맡은 일은 사전 답사와 장소 물색, 그리고 잠시 지나치는 고요한 미장센 몇 개를 따는 정도였습니다. 그나마 제가 촬영한 장면들도 마지막 편집에 사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죠.
변변치 않은 영상을 찍을 뿐임에도 쉴 새 없이 촬영을 나가야 했던 이유는 단 하나. 감독의 까다로운 작업 스타일 때문이었습니다. 완벽에 가까운 작품을 늘 고집하는 감독은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사바나 곳곳을 면밀하게 확인하길 바랐고, 덕분에 저를 포함한 팀원들의 일은 한정 없이 늘어났습니다.
난 샐리가 건넨 촬영 일정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이번에는 또 어디일지를 살폈습니다. 감독은 또 어떤 구석진 공간을 궁금해했던 걸까요. 자료를 훑던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여기는 이미 몇 번이나 촬영을 다녀온 곳인데 다시 가라고?”
샐리가 건네준 자료를 보며 물었습니다. 하지만 샐리는 마치 준비한 것처럼 한결같은 답만 반복했습니다. ‘어쨌든 내일 촬영은 나가야 한다.’라고요. 물과 먹을 건 두둑이 챙겨줄 테니 걱정은 말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나는 결국 알겠다고 답했습니다. 피곤에 지치다 못해 포기한 표정으로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시 방에 들어가 내일을 위해 짐을 싸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아, 그리고 깔끔하게 씻는 것 하고요.
잠은 어차피 오래 자지 못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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