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있는지, 쉬고 있는지, 탯줄 가지고 헤엄치면서 놀고 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볼 수가 없으니까 많이 궁금해.
나무야!
세상에 모든 소중한 것들에는 이름이 있어.
나무한테 '나무'라는 이름이 있는 것처럼
엄마는 하지나라는,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을 가지고 있지. 한자로 지혜 지, 아리따울 나 이렇게 쓰는데 예쁘고 똑똑하게 자라라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담겨있더라고.
엄마가 이름이 예쁘다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네 이름을 들은 많은 사람들이 네 이름이 예쁘다고들 이야기해줘. 그 이야기를 들으면 그렇게 기분이 좋네 :)
나무가 엄마랑 함께하는 280일 동안,
그리고 어쩌면 그 이후에도 불릴지 모르는 이름이라서
행복한 고민을 좀 했는데
가장 먼저 아빠 성씨가 '나'라는 점이 컸어ㅋㅋㅋ
그러다 푸릇푸릇 초록 옷을 갈아입고 있는 나무가 눈에 들어오더라고. 우리 나무가 튼튼한 나무처럼 엄마 배에 깊게 뿌리내리고 무럭무럭 자라줬으면~ 하는 마음이야.
또 하나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너의 1일로 계산하는 날이 4월 5일 식목일이었다는 점...!!! 신기하지~~
"우리 아기 이름, 나무 어때?!?!"라는 엄마 말에 처음에는 어색한지 고개를 갸웃하던 아빠도 이제는 세상 그 어떤 이름보다 나무를 사랑스럽게 불러주고 있지?
나무가 태어나면 그때 또 엄마 아빠가 좋은 의미를 담아서 이름을 선물할게 :)
많이 많이 사랑해 나무야!
나무 엄마의 태담 노트
아기의 존재를 알게 된 날, 기억하시나요?
테스트기에 그렇게 선명하게 두 줄이 뜨는지 몰랐어요 ㄷㄷ
그걸 보고 처음에 눈이 휘둥그레지도록 놀랐고, 그 이후엔 이런저런 걱정이 떠올랐습니다. 저.. 나무가 열심히 아기집 짓고 있을 때 2박 3일로 비행기 타고 힘든 여행을 했거든요. 하이킹도 하고, 온천도 하고, 맥주도 마시고...!!!!
결혼을 결심했을 때부터 언제든 부모가 될 수 있다고 여기고 몸과 마음의 준비, 커리어 단절에 대한 대비를 해오긴 했지만 아기는 "엄마! 저 그 날 갈게요!!!" 하진 않으니까 당황스럽더라고요.
다음날 방문했던 병원에서 5주라는 진단을 받고 난황과 아기집, 아기가 잘 보이고 피고임도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와 함께 다음 주쯤 심장소리를 들으러 오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다행이다.. 싶은 마음과 심장은 잘 뛸까 하는 걱정에 긴 1주일을 보낸 뒤.....
천둥번개처럼 우렁차고 빠른 아기의 심장소리를 듣고 나서야 안도감에 눈물이 한 방울 흐르더라고요. (진짜 한 방울 찔끔...)
나무라는 이름도 그즈음 지어줬던 것 같아요.
김춘수 시인의 '꽃'에서 표현된 것처럼
아기에게 나무라는 이름을 붙여 줌으로써 우리 부부에게 의미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아기에게 이름의 뜻을 알려주면서 엄마, 아빠의 이름과 뜻도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기회를 가져보세요:) 그 속에서 우리에게 이름을 지어주신 분들의 마음도 헤아려볼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