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전화부스

by 미히

나는 곧바로 남산 힐튼 호텔로 갔다.

회사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다.

검은 진주같은 그 호텔 앞에는 여전히 전화부스가 있었다.

‘요즘같은 시대에 이런 유물이 아직도 있다니.’

나는 비좁은 전화부스 안으로 들어가 카드를 꽂고,

숫자창을 누르기 시작했다.

‘*#*#4636#*#*9710203051737’

마지막 7을 누르는 즉시,

뒤에서 문이 벌컥 열렸다.

나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창문에는 여전히 남산의 거리 풍경이 비춰지고 있었다.

그런데 전화부스 문 바깥에는 어떤 검갈색의 방 안이 보였다.

나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키고,

전화부스 문간을 통과해 그 방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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