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인당수 08화

8. 대화

by 미히

그때, 왕비가 부드럽게 용왕의 팔을 잡아 끌며 말했다. “여보, 아이한테 그런 걸 물어보면 어쩌자는 거예요?”

왕비의 단호한 목소리에 용왕은 그제서야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렇군. 미안하구나, 심청아. 나도 궁금해서 물었을 뿐이다.”

심청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용왕에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왕비에게로 돌아갔다. 왕비의 코에 있는 점. 심청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떠오르던 의문을 차마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저기... 혹시, 제 어머니...이신가요?”

왕비는 잠시 멈칫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심청아. 오랜만에 너를 보는구나.”

심청은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왕비를 향해 다가갔다. “어머니... 정말 어머니셨군요!” 그녀는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심청은 눈물을 흘리며 왕비의 손을 붙잡았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어머니와의 재회였다.

하지만 그 순간,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심청의 가슴을 스쳤다. 심청은 고개를 들어 왕비를 바라보았다. 왕비는 미소를 지었지만, 그녀의 눈은 심청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왕비는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고,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심청은 의아한 마음에 왕비의 눈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러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왕비의 동공이 네모난 모양으로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심청은 숨을 멈추고 그 기묘한 눈동자를 응시했다. ‘저건 뭐지…?’

그 순간, 용왕이 입을 열었다. “인간 세상에서 딸을 두었다는게 이 아이였을 줄이야. 심청아, 여기서 우리와 함께, 마치 우리의 딸처럼 지내면 된다. 더 이상 너는 괴롭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심청은 왕비의 네모난 눈동자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어머니가 맞는 걸까?'

그 때, 시녀가 심청을 부드럽게 뒤로 끌었다. 심청은 혼란스러운 마음을 간신히 추스르고, 시녀의 뒤를 따랐다. 복도를 따라 걸어가는 동안, 시녀는 여전히 상체를 고정한 채 이상한 걸음걸이로 걸었다. 심청은 그 모습이 다시금 기이하게 느껴졌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방으로 돌아가는 길, 심청의 가슴속에는 무언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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