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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나 Jun 27. 2023

미국에서 첫 방학, 뭘 하지?

필라델피아 생활 - 방학 1

지난 9월 한국에서 3주간 짧은 여름방학을 보내고 미국에 왔다.

미국은 2주간 짧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고 여름이 돼야 긴 방학이 시작된다.

나도 학생이었을 때는 방학을 기다렸지만 엄마가 되니 개학만 기다리게 된다.

한국의 긴 겨울방학을 피해 미국으로 온 건 아니었지만 가을, 겨울은 아이들도 나도 미국에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보냈다.


5월 말부터 초등학생은 아이는 일 년 내내 준비했던 오케스트라 공연도 하고, 한 달 동안 준비했던 펜실베이니아주 스포츠인, 가수, 유명인과 기업가들을 한 명씩 맡아 소개하는 행사도 하고, 감사한 마음을 모아 선생님께 선물을 드리며 정신없는 학년 말을 보냈다.

한국에 있을 때 두 아이 학교를 간 횟수보다 미국에서 작은 아이 학교를 방문한 횟수가 훨씬 많았다.

한국에서 다니던 학교는 교실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른다.

미국에서는 학부모가 아이들 행사에 참여하고 후원해야 하는 일이 많아서 이제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가 익숙해질 지경이었다.


중학생인 아이는 아이대로 다음 학년에 공부할 언어를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중에 선택하고, 중요과목이 아닌 과목들 중 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고, 마지막 날까지 숙제를 하며 한 학기를 마무리했다.

다행히 중학생은 학부모가 가는 행사가 그리 많지 않다.

오케스트라가 있을 때나 뮤지컬을 할 때, 학부모 상담 때 방문하는 정도가 전부였다.


6월 중순, 제대로 된 방학을 맞았다.


"방학 때 어떤 캠프하세요?"

4월부터 인사처럼 묻는다.


우리 아이들은 어떤 캠프도 신청하지 않았다.

하루에 3시간씩 일주일 야구캠프, 300불.

방학 한 달 정도 기간 동안 오전 3시간씩 하는 프로그램은 1200불.


미국에 영어공부 겸 써머캠프를 오는 한국 아이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막상 써머 캠프를 해본 사람들은 그냥 아이들 돌봄 서비스 정도하고 한다.

그나마 미국 아이들이 만족도 높은 스포츠 캠프 같은 프로그램은 진짜 운동만 해서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는지 그다지 모르겠다.

그리고 야구, 소프트볼 리틀리그를 시켜보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장비를 풀 세팅 해야 하기 때문에 그 비용도 만만찮다.

장비라면 야구화는 배트, 배팅글러브, 글러브, 헬멧, 야구바지는 기본으로 있어야 한다.

그 외 야구가방은 사도 되고 안 사도 되고.

그나마 축구가 제일 장비가 없을 것 같지만.


우리는 '캠프를 하느니 여행이나 실컷 다니자!' 했다.

그런데 계획한 18일간의 긴 여행은 8월.

그때까지 뭐 한담?

개학은 9월 초, 아직도 멀고 멀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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