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은 핀란드에서, 결과물은 에스파뇰
작년 초여름, 핀란드 헬싱키에 갔을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연어 수프 (lohikeitto)를 먹어봤다. 겨울코트를 입어도 추운 헬싱키의 날씨를 견디게 해주는 뜨끈하면서 약간은 기름진 크리미한 수프였는데,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레시피를 검색해 보니 그 기름진 맛의 정체는 바로 버터였다. 그래, 그 추운 도시에서는 자주자주 위장에 기름칠을 해줘야겠지.
핀란드식 연어 수프를 검색했더니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를 스페인식 연어 수프 레시피로 이끌었다. 크림색의 핀란드식 수프와 달리 스페인식 수프는 노을색을 띠고 있는데, 사프란이라는 향신료 때문이다. 사프란 크로커스 꽃의 암술대에서 추출되는 향신료인 사프란은 수작업으로 수확되고 정제되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 중 하나다. 레시피 영상을 보고 얼마뒤 코스트코를 가게 됐는데, 마침 매장에 사프란이 있어서 한번 사봤다. 1그램에 무려 $15.89 (한화 22,000원)이다.
사프란도 샀겠다, 유튜브에서 본 스페인식 연어 수프를 인스턴트팟 레시피로 변형해서 집에 있는 재료로 따라 해 봤다. 인스턴트팟이 없으면 그냥 냄비에 오래 끓이면 된다 (유튜브 원본 레시피 링크). 스페인식 수프에는 버터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핀란드식보다 담백한 맛이다. 내 입맛에는 토마토가 들어간 스페인식이 더 잘 맞는 거 같다.
재료: 연어 450g (1lb), 양파 1개, 감자 중간 사이즈 2개, 올리브유 2 TBSP, 다진 마늘 1 또는 2 TBSP, 토마토소스 0.5 Cup, 건타임 1/2 tsp, 사프란 1/4 tsp(한 꼬집), 월계수 잎 1개, 물 3 Cup, 파슬리, 후추, 소금.
생토마토를 갈아 쓰면 좋지만 난 없어서 캔 토마토로 대체했다. 파슬리도 생파슬리가 없어서 건파슬리로 대체했다.
1 TBSP = 1큰술, 1 tsp = 1작은술, 1 Cup = 1컵 (베이킹용 계량스푼과 계량컵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