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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이 아니라 '돈의 흐름'을 보기 시작했다

잔고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었다

by 머니데일리

통장은 늘 비어 있었지만, 월급은 매달 들어왔다

매달 월급은 어김없이 들어왔지만,
한 달이 지나면 통장은 언제나 바닥을 드러냈다.
어딘가 이상했다.


들어온 만큼 쓴 것도 같은데, 남는 건 없었다.

내 자산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나는 내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 사실을 인식한 순간,
나는 모으는 법이 아니라

흐름을 읽는 법부터 배우기로 했다.


돈은 모아야 하는 게 아니라, 흘러가야 하는 거였다

어느 날, 나름대로 재무 진단을 해보기로 했다.
엑셀을 켜고, 입출금 내역을 긁어모아 카테고리를 나눠봤다.
식비, 교통비, 구독 서비스, 배달, 쇼핑…


그제야 보였다.
나는 고정지출보다 무계획 유동지출에 더 많이 쓰고 있었다.

게다가 카드 자동이체는 한 달에 3번 이상 나뉘어 있었고,
내가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걸 정리하고 나서야,
비로소 내 돈의 흐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돈은 모으기보다 흘려보내지 않기가 먼저였다.


내가 시작한 작은 흐름 루틴


월급날 +1일, 고정지출 자동이체 정리

→ 월세, 통신비, 구독료 등은 한 날로 통합

→ 돈 빠지는 날을 한 번에 인식할 수 있도록 구성


생활비 통장은 매주 한 번 충전

→ 주간 예산제 도입 (예: 주 10만 원)

→ 한 주를 기준으로 쓰는 습관이 생김


소비한 날 저녁, 간단한 지출한 줄 기록

→ 예: 커피 4,800원 / 필요는 없었음

→ 숫자보다 감정을 기록하면서 흐름이 더 명확해짐


한 달에 한 번, 전체 흐름 지도 그리기

→ 지출 비율 시각화 (그래프 또는 스티커 사용)

→ 막연했던 돈의 방향이 눈에 보이는 느낌


나는 돈을 좇지 않고, 흐름을 설계하기로 했다

한때는 잔고만 바라보며 불안해했다.
0원이 되면 무서웠고, 돈이 줄면 조급해졌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잔고는 줄어도, 흐름이 보이면 불안하지 않았다.


나는 지금도 부자는 아니다.
하지만 내 돈이 어디로 가고,
어디에 멈추는지를 알게 됐다.


그리고 그 감각이
내게 진짜 안정감을 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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