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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에서도 돈을 굴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출근은 했지만, 마음은 투자 중이었다

by 머니데일리

점심값 8,000원. 시간은 4시간. 수익은 0원.

"야, 오늘도 아무것도 안 하고 점심만 먹고 가지 않았냐?"
슬며시 웃으며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도 회의는 취소됐고, 팀장은 외근 중이었고, 나는 사무실에 앉아
할 일 없는 체크리스트와 마주한 채로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이른바, 월급루팡.


일은 없는데 월급은 들어오고,

바쁘지 않지만 보람도 없고,
무기력한데 괜히 피곤하다.


누구에게 말은 못하지만, 나도 알고 있었다.
이건 오래 가선 안 될 감정이었다.


일도 없는데 돈도 안 굴리는 건 손해 아닌가요

출근해서 일은 없는데,
카카오페이 들어가서 예적금 이율을 둘러보는 건 죄일까?

그게 나의 재테크 시작이었다.

한창 월급루팡의 길을 걷고 있을 때,

나는 그 시간만큼이라도 내 돈을 일하게 만들기로 했다.


퇴근 전에 적금 하나 개설했고,

매달 자동이체 날짜를 월급 다음날로 바꿨고,

증권사 앱을 깔아 ETF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일은 없어도, 내 돈은 일하게 하자.
이게 그때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기 방어였다.


나만의 출근길 루틴: '아침에 돈부터 굴리기'

회사에 앉으면 컴퓨터를 켜기 전에
먼저 켜는 건 카카오페이나 증권사 앱이었다.


오늘 입금된 적금 확인

지난주 ETF 수익률 체크

카드 실적 누적 확인

자동이체 실패 여부 확인


5분이면 끝났다.
이 5분이 내 하루의 중심을 바꿨다.

누군가는 커피부터 마시고 하루를 시작했지만,
나는 내 돈 상태부터 확인했다.

그게 나를 '출근한 사람'이 아니라
'준비된 사람'으로 만들어줬다.


회사에서 실현한 소소한 재테크 팁

점심값, 현금 대신 포인트로

네이버페이, 카드포인트, 앱테크 포인트 활용 → 한 달 2만 원 절약


무지출 데이, 사무실에서 시작하기

간식, 커피, 잡소비 없이 하루 보내기 일주일 중 하루만 → 월 최대 10만 원 절약


회사 복지 몰 제대로 쓰기

도서, 자기계발, 명절 쿠폰 등 정리 → 20만 원 이상 절약 가능 보너스 아님, 내 연봉에 포함된 권리


일은 없었지만, 나는 그 시간에 나를 키웠다

그때 난,

누구보다 느슨하게 회사에 있었지만
누구보다 진지하게 내 돈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끝에
할 수 있는 걸 했다.

돈을 관리하고, 흐름을 정리하고, 루틴을 만들었다.

그건 나를 구한 작은 습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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