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하나에 내가 사는 세계가 달라 보였다
그날도 평소처럼 뉴스를 넘기고 있었고,
한 기사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환율 1,380원 돌파… 달러 예금 수요 급증"
처음엔 아무 감흥 없었다.
그냥 누군가에겐 이익이겠구나, 정도.
그런데 친구가 말했다.
"작년에 1,200원일 때 외화예금 넣었거든?
이번에 빼니까 꽤 남았더라."
그 말에 뭔가 스치듯 지나갔다.
나도 가만히 있었지만, 누군가는 그 숫자 하나를 보고 움직였다는 것.
나는 환테크를 '환차익을 노리는 도박'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씩 찾아보니, 그게 다가 아니었다.
환율을 보는 건 세상을 보는 다른 언어를 익히는 일이었다.
달러가 오르면 수출기업은 웃고, 여행객은 울고
금리가 오르면 달러는 강세, 금은 약세
달러 인덱스, 원·달러 환율, 위안화 움직임...
처음엔 어렵고 낯설었지만,
이해가 되는 순간부터
뉴스가 다르게 보이고, 돈의 움직임이 선명해졌다.
환율은 변동성이 크고, 예측이 어렵다.
그래서 단기 환차익을 노리는 건 나와 맞지 않았다.
대신 나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흐름에 올라타는 습관을 만들기로 했다.
외화예금: 환율이 1,300원 이하일 때만 소액 적립
해외 ETF 매수: 달러 강세기에 분할 접근
환율 알림 설정 후, 특정 기준 도달 시만 행동
이건 빠른 수익이 아니라,
천천히 쌓는 환 감각에 대한 투자였다.
→ 목적 없는 모으기가 아니라 분산 감각 쌓기
환율 알림 서비스 이용 (은행/뉴스앱)
→ 급등/급락 시 실시간 감지 → 시장 흐름과 내 루틴 연결
해외 ETF 투자 타이밍에 환율 체크 포함
→ S&P500 매수 시, 원화 강세인지 확인하고 분할진입
달러 강세기엔 소비 줄이고 저축 늘림
→ 해외 구매 줄이고, 내수 중심 지출로 리밸런싱
예전엔 숫자 하나 오르면 그냥 지나쳤다.
지금은 그 숫자 안에
세계의 흐름, 나라의 정책, 사람들의 움직임이 보인다.
나는 투자를 하면서
돈보다 '기준'을 배웠다.
그리고 환율을 보면서,
세상을 조금 더 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 변화만으로도, 이 투자는 내게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