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페이, 그 단순한 계산이 어려운 이유

돈을 나눌 때마다, 나는 관계의 거리도 계산했다

by 머니데일리

'각자 계산하자'는 말에 망설였던 순간들

계산대 앞에서

'그냥 내가 낼게'

'아냐아냐, 더치하자'

익숙한 대화가 오간다.


그 말들이
가볍게 오가는 듯하면서도
어쩐지 마음 한쪽을 톡 건드릴 때가 있다.


내가 이 말을 꺼내도 괜찮은 사이인가?
혹은
그 말을 들은 상대는 불편하지 않을까?


돈을 나누는 일이
왜 이리도 조심스러울까.


숫자는 쉽게 나눠지지만, 감정은 그렇지 않다

계산기 위에서는
10,000원을 2로 나누면 5,000원이지만,
관계 속에서는
'부담'과 '고마움', '눈치'와 '기대'가 함께 따라온다.


내가 조금 더 냈을 때
상대가 그것을 기억하지 못할까봐 서운하고


내가 더치하자 했을 때

지나치게 딱딱해 보일까봐 망설이게 된다


돈은 숫자지만, 돈을 나누는 건 감정이다.


나이와 상황, 그리고 거리감

가까운 친구와는
1,000원 차이쯤은 신경 쓰지 않는다.

'네가 아까 커피 샀잖아' 하고 웃고 넘긴다.


하지만
관계가 조금 멀거나,
나이 차이가 나거나,
경제 상황이 달라 보일 땐


그 작은 돈이
서로의 위치를 드러내는 도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누굴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고
누군가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더치'의 정의를 다시 생각했다

단순히 돈을 정확히 나눈다는 게
더치페이의 본질일까?


어쩌면
서로의 상황을 존중하고,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마음
그게 진짜 더치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제는

친구가 취준 중일 땐 내가 먼저 '오늘은 내가 살게' 하고


연인이 이벤트 준비했을 땐 '오늘은 너에게 고마운 날'이라며 웃는다

직장 동료와는 먼저 '반반 나눌까?'라고 제안하며 여지를 둔다


정확히 나누기가 아니라

'불편하지 않게 나누기'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더치페이는 관계의 온도를 가늠하는 잣대였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커피값, 택시비, 식사비를 나누며
숫자보다 더 복잡한 감정을 지나간다.


더치페이는 돈의 문제만은 아니다.
배려와 거리감, 그리고 솔직함의 균형이다.


그래서 나는
계산할 때마다
금액보다 마음의 무게부터 먼저 살피기로 했다.


진짜 공평함은
숫자가 아닌 마음의 균형에서 시작된다는 걸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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