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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니다람쥐 Sep 09. 2024

월세 33만 원에 녹일 수 있는 이윤

상급지 신축 행복주택을 포기하지 못하는 3년차 신혼부부의 정신승리 이야기



최근 유튜브 트렌드는 롱폼 소비에서 숏폼 소비로 전향되었다. 이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흔하게 유튜브를 시청하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을 이용하는 내 주변 지인들 관점에서 결론을 도출하자면 그러하다.


모든 매수에는 이윤이 있다. 10분 이상의 롱폼 동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시간을 투자하여 콘텐츠를 매수한다. 그리고 해당 콘텐츠를 통해 재미, 유익함, 대리만족 등 어떠한 감정 혹은 경험을 얻음으로서 해당 콘텐츠로부터 벗어나는 이익실현의 순간을 겪는다. 하물며 재미없고 유익하지 않고 허망하기만 한 후킹에 속아 클릭한 걸 후회하는 콘텐츠일지라도 그들은 결국 매수한 값어치에 비해 저렴한 시세로 이익실현의 순간을 겪는다. 모든 매수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이윤이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에서 '환테크(환율+재테크)'를 소개한 이후로 매일 오전마다 스위치원 어플을 통해 환테크 단타 투자를 하고 있다. USD 달러의 시세가 내가 생각했을 때보다 낮다고 판단되면 매수를 누르고, 얼마 후 환율이 회복하면 매도를 누른다. 환테크 수익을 자랑하려고 하는 말은 아니고(사실 나는 시드를 매우 적게만 하고 있어서 수익이 미미함). 문득 인생에서 살면서 내가 얼마나 많은 매수 버튼을 누르고 매도 버튼을 눌러왔는가를 떠올리게 되었을 뿐이다.




최근 '잘 매도하고 싶은' 2가지가 생겼다. 다시 말해 '높은 이윤을 남기고 싶은' 지출이 생겼다.

바로 행복주택 월세다.


우리집은 상급지이자 더블역세권에 대형마트도 걸어서 이용가능한, 서울에서 손꼽히는 좋은 입지에 있다. 월세 기준 주변 시세에 비하면 약 70% 낮은 보증금과 임대료로 3년째 거주중이기에 여기서 오는 메리트도 낮지 않다. 하지만 입지라는 건, 실거주 만족도를 높여주기도 하지만, 내가 공부하는 재테크에서는 부동산 집값에 영향을 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즉, 다시 말해 '행복주택의 입지가 좋다'는 건, 실제로 살기에는 좋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떠한 부동산 가치도 얻지 못한다는 것과 같다.


반대의 예시가 있다면 '몸테크'가 있다. 몸테크는 내가 가진 자원으로 살 수 있는 최대치의 집을 매수하고, 그 집에 전세를 주고 정작 나는 실거주 만족도가 낮은 빌라 등에서 사는 것을 말한다. 내가 존경하는 20대 재테크 유튜버분들은 직접 두 눈으로 집을 들여다보진 못했어도 '몸테크'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 오는 괴리. 그럼 나도 재테크를 잘하기 위해, 부동산으로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기 위해 만기 5년 남은 상급지 신축 행복주택을 버리고 '몸테크'하러 부동산을 매수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사실 남편에게 대놓고 말한 적은 없지만, 나는 이 생각을 매일매일 한다. 내가 부동산 매수의 기회를 놓치는 실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래놓고 재테크 유튜브 채널을 키우다니 내로라 할 만 한 경험을 지금부터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부동산이란 다른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지난 직장생활의 온 연봉을 부어서도 모자라 레버리지를 끌어당겨도 완벽하게 만족하는 매수를 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지방투자나 수도권 주택을 매수하자니, 1주택자가 되는 동시에 행복주택에서 쫓겨나게 된다. 여러 이해관계상 No.1 '서울집'을 찾는 과정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밀리고 밀린다.


그래서 나는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솔직히 상급지 신축 행복주택이 이름 그대로 주는 이 행복을 내 손으로 당장 포기하기 어렵다는 것을. 포기 못하는 대신, 여기서 얻는 이윤을 더 크게 만들기로. 2년마다 5% 상한선을 따라 오르는 월세 안에 나의 공유오피스 이용금액과 헬스장 등록비, 2030 청년들과의 커뮤니티 운영, 그리고 호캉스 비용을 녹이기로 했다. 스스로 매정하게 말해, '정신승리'이기도 하다.




월세 33만 원에 녹일 수 있는 이윤


1) 공유오피스 월 30만 원 : 침실2 재택방을 좀 더 깔끔하고 세련된 공유오피스 분위기로 업그레이드

2) 헬스장 등록비 월 5만 원 : 스텝퍼, 러닝머신, 아령 외에 평소 잘 이용하지 않았던 웨이트 기구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3) 2030 청년 커뮤니티 운영 경험 : 재테크, 청년정책 등 공통 관심사 모임 주도적으로 개최해보기 +저렴하게 또는 무료나눔받는 생활용품

4) 호캉스 연 100만 원 : 기념일날 밖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되, 숙박은 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와서 자기


위 4가지는 반대로 '몸테크'를 시작하면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만약 실거주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하급지에서 신축 아파트를 매수하더라도 여기에 원리금 월 200만 원이 추가되며,

상급지 구축 아파트를 매수하면 원리금 월 230만 원에 인테리어 비용 3,000만 원이 추가로 발생한다.


결국 주거비로서의 고정비뿐만 아니라 변동비인 자기계발, 예비비인 여행경비까지 최대한 이 33만 원에 녹인다면. 앞으로 추가적으로 이윤이 늘어가능성이 있으니, 아직은 매도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닐까?



이는 '아직은 이 집에 살아도 되지 않을까' 라는 자기합리화된 믿음을 만들어버린 것이기도 하다.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하니까. 하지만 누군가 내 인생을 살아주지 않는 것처럼, 나의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것처럼, 나 또한 그저 현재에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지금 당장은 어떤 선택인지 알 수 없는 것처럼.


그래서 앞으로도 매일매일 이 생각을 이어나가려고 한다. 여전히 행복주택에서 살더라도 부동산투자를 간접경험할 수 있는 도서를 읽고, 부동산 임장을 게을리하지 않고, 시드를 모으고, 청약에 도전할 것이다. 어떤 일이든 완벽한 저점에서 사고 완벽한 고점에서 살 수 없듯이, 지금의 내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한다면 보다 더 경험 많고 아량 넓은 미래의 내가 나를 이해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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