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로 생활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벽을 허무는 시간'은 흥미로운 주제 중 하나입니다. 누군과와는 그 시간이 꽤 걸립니다. 또 어떤 사람과의 만남은 그 시간이 매우 짧기도 하죠. 나라는 사람은 고정된 상수 값이니 상대방이 누구인지에 따라 '벽을 허무는 시간'은 달라집니다. 또 다른 변수도 있습니다. 왜 만났는지, 어디서 만났는지, 몇 명이 함께 만났는지, 식사나 술자리인지, 이야기의 주제가 무엇인지 등에 따라 허물어야 할 벽이 단단하고 높기도 하며, 또 매우 낮은 나무 울타리이기도 합니다.
미팅 땐 쿠키와 같은 간식을 함께
업무로 미팅을 할 땐 보통 커피와 같은 음료를 함께 합니다. 그런데 씹을 수 있는 달콤한 무언가가 있다면, 미팅 분위기는 더 부드러워집니다. 집어 먹는 행위는 딱딱한 분위기를 깨고, 달콤한 맛은 긴장을 완화시킵니다. 별거 아닌 것 같습니다만, 이 별게 아닌 게 마치 방아쇠와도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쿠키 맛있군요" "마침 배가 조금 고팠습니다"와 같은 쉽게 던질 수 있는 '멘트'도 금방 떠올릴 수 있습니다.
소속과 직책보다 더 개인화된 분위기
네트워킹을 잘하는 사람들은 식사자리를 선호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링크(Link)'를 더 단단하게 하기 때문이죠. 식사는 필수입니다. 먹어야 삽니다. 그래서 우리 몸은 식사에 반응합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술은 그 효과를 증폭합니다. 식사는 너무도 다른 배경의 사람들조차 같은 위치로 배열해버립니다.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은근히 던지죠. 밥을 먹으며 우리는 서로에게 정을 느낍니다.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 내에 가까워졌다는 느낌까지도 받게 되지요.
둘도, 너무 많은 사람도 부담스러워
초면이라면 둘은 때론 부담스럽습니다. 특히 낯가리는 두 사람이 만난다면... 첫 모임에선 누군가가 대화를 이끌게 됩니다. 그리고 둘보단 셋, 셋보단 넷이 있을 때, 대화는 더 풍성해지고 분위기는 부드러워집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오히려 사람들은 자신을 감춥니다. 참석 인원이 많아질수록 점점 공적인 성격이 강해집니다. 3명~5명이 사적이면서도 대화가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인원수입니다.
너무 우회하다 보면 변죽만 울리는 만남이 돼
예의를 차리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사회 분위기는 그 틀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좀 더 직접적으로, 좀 더 효율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내고, 그럼으로써 빠르게 기회를 포착하는 방식이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선호됩니다. 예를 차리는 가장 대표적인 행위가 명함을 주고받는 일인데요, 예전엔 "내가 이런 위치의 사람이다"라는 표현이었다면, 지금은 "나는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다"와 같이 업의 특징을 드러내는 표현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선 새로운 사람들과 링크드인이나 페이스북 메신저로 네트워킹하는 것도 일반적입니다. 저 역시 페이스북 메신저로 새로운 취재원과 인연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땐 나의 목적과 의도, 그리고 원하는 바를 단도직입적으로 드러내는 게 오히려 효율적입니다. 애먼 소리만 했다간 답장받기도 힘들 겁니다.
초면에 실례 좀 해도 됩니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는 물론 당연한 것이고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가장 크게 얻는 게 있는데 바로 '인사이트'입니다. 사적인 자리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경험 중 가장 소중한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담은 가치가 있습니다. 새로운 만남에서 듣는 여러 정보와 지식은 마치 '가랑비'처럼 나의 뇌를 적십니다.
Shall We Eat?
쉘위잇 프로젝트는 직장인의 점심시간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네트워킹 런치 프로젝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강남, 여의도, 을지로, 판교 등을 중심으로 비슷한 관심사를 지닌 직장인끼리의 점심을 매칭하는 프로젝트죠. (베타 테스트 중입니다) 아래 링크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쉘위잇이 고른 맛집에서 새로운 사람과의 특별한 만남을 선사합니다.